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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유령이 나올 듯한 상황을 연출해 공포심을 부추기는 '유령의 집' 방문자를 모니터링한 연구 결과, "공포로 인한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무서운 상황은 좋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호러 영화·호러 소설·호러 게임 등 ‘호러’는 장르 특성 중 하나다. 공포와 재미가 뒤섞인 감정을 학술적으로는 'Recreational Fear'(오락적 공포)라고 하며, 많은 사람이 이를 느끼기 위해 호러 작품을 찾고 있다.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 연구팀의 연구는 오락적 공포를 극대화하는 공포의 정도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연구팀은 덴마크 오르후스시에 위치한 상업시설인 유령의 집 ‘디스토피아(Dystopia)’에서 공포를 측정하는 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논문은 영국 사회과학 학술지 세이지(SAGE) 저널에 게재됐다. 

참고로 디스토피아(Dystopia)에는 아래와 같은 느낌의 공포 체험이 마련되어 있다.

이번 실험은 12세~57세까지 총 110명(평균연령 30.45세·여성 62명·남성 4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실험 참여자가 디스토피아를 도는 동안 장착한 심장 박동 모니터와 실내에 설치된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심박수와 리액션이 기록됐고, 입장 전과 후에 설문조사가 이루어졌다.

디스토피아는 다양한 공포 체험존이 존재하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미친 과학자가 좀비를 투입한다 ▲굉음이 나는 전기톱을 든 돼지 마스크를 쓴 거인에 쫓긴다 ▲모퉁이를 도는 순간 여러 명의 좀비가 덮쳐온다 등 세 가지 테마를 대상으로 참여자의 심장 박동과 반응을 분석했다. 

아래 이미지는 실험 참여자를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덴마크 오르후스 대학 연구팀

실험 참여자에게 각 테마의 공포(두려움)의 정도와 재미(즐거움)의 정도를 10단계로 평가하도록 해, 공포와 재미의 관계를 시각화한 것이 아래 그래프다. 

가로축은 공포의 정도이며, 세로축이 재미의 정도다. 일정한 값까지 공포심이 고조되면 재미도 높아지지만, 공포심이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하면 재미가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덴마크 오르후스 대학 연구팀

이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오락적 공포에 관한 기존 연구는 주관적·행동적·생리적 수준의 분석을 하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가 오락적 공포에 관한 경험적 증거를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무섭지 않으면 재미를 느낄 수 없지만, 동시에 너무 무서워도 즐길 수 없다. ‘적당한 공포’를 찾는 것이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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