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flickr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로 끝난 9일(현지시간) 마치 기다렸다는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관련 희소식이 들려왔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협업을 통해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이 3상 임상시험에서 90% 이상의 예방률을 보였다는 중간결과가 발표된 것. 기대 이상의 효과에 글로벌 증시에는 훈풍이 불었다. 

◆ 화이자, 3상 중간 결과 발표...90% 이상의 효과
 
화이자는 위약 투여 참가자 대비 백신 접종 참가자의 코로나19 감염 예방률이 90% 이상 높으며, 중대한 부작용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3상 외부 독립 모니터링 위원회의 첫 번째 중간 평가 결과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50∼60% 정도의 효과를 보여도 어느 정도 괜찮다고 언급한 바 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임상시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코로나19 백신을 투여하고, 나머지 그룹에는 플라시보(가짜 약)를 투여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flickr

CNBC 등 외신은 화이자는 백신 안전 관련 데이터 등을 추가로 확인한 뒤 11월 셋째 주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백신 개발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이날 화이자의 장중 15.36% 급등했고, 마감 전 전 거래일 대비 7.61%인 2.77달러 오른 39.17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앨버트 불라(Albert Bourla)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감염률의 신기록 경신, 병원 수용 능력의 한계, 경제 재개 난항 등을 겪고 있다. 전 세계가 백신을 가장 필요로 할 때 우리가 백신 개발에서 중요한 이정표에 도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올해 말까지 1천500만∼2천만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분량(2회 투여 기준)의 백신을 제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 추세대로라면 내년에는 13억회 투여분을 만들어낼 전망이다.

화이자는 7월 총 2회 투여하는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을 39달러(약 4만3000원·1회당 19.5달러)에 공급키로 미 행정부와 합의했다. 11일에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3억회 분량의 구매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 전문가들, 신중한 접근 필요...영하 70℃ 유지 걸림돌

이번 발표는 미국을 포함한 해외 5개국 총 4만3천538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3상 시험 가운데 초기에 발생한 94명의 확진자에 대한 극히 일부에 한정된 분석 데이터다.

전문가들은 백신의 장기 안전성과 효과의 입증을 지켜봐야 한다는 점에서 너무 큰 기대를 걸거나 들떠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백신의 효능이 얼마나 유지될지도 미지수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unsplash

또 하나 우려되는 부분은 화이자 백신은 핵산 백신(RNA 방식)으로, 백신이 효능을 발휘하려면 영하 70도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정 시간 넘게 요구 온도를 벗어나면 결합이 파괴돼, 효능을 발휘할 수 없다. 모더나 역시 같은 RNA 백신으로 마찬가지로 영하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전세계가 이 같은 백신의 대규모 운송과 냉동 유통 시스템을 경험한 적이 없는 상황에서, 단시간 내에 초저온 콜드 체인을 어떻게 구축하고 유지해 접종할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 화이자 CEO, 발표 당일 주식 60억어치 매각 

한편, 화이자 앨버트 불라 CEO는 백신 효과 중간 발표일에 자사 주식 560만달러(한화 62억2100만원)을 팔아치웠다고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Axios)가 속보로 전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Axios

화이자 대변인은 공동성명을 통해 해당 거래가 8월에 이미 계획한 거래이기 때문에 합법적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