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별세]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삼성 ‘체질개선’ 강조
[이건희 회장 별세]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삼성 ‘체질개선’ 강조
  • 송협 선임기자
  • 승인 2020.10.25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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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많은 ‘量’ 보다 우수한 ‘質’을 통해 삼성의 제품 ‘업그레이드’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新경영 선언 이건희 회장)

이건희 회장의 대표적인 ‘어록’으로 유명한 이 말의 기원은 이렇다. 지난 1993년 미국을 방문 중이던 이 회장은 미국의 대표적인 전자제품 판매점 ‘베스트바이’를 둘러 보다 충격을 받았다. 메인 진열대가 아닌 후미진 구석 진열대에서 먼지 쌓인 삼성 제품을 목도했기 때문이다.

불량이 문제였다. 더 많은 제품 생산을 위해 ‘빨리’ 그리고 ‘ 더 많이’가 만연했던 삼성전자가 이 회장 취임 6년이 지났지만 불량률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품질보다 생산량 늘리기에 바빴던 삼성의 생산라인에서 불량 세탁기 뚜껑을 커터칼을 이용해 조립하기에 이르렀고 사내 방송을 통해 접한 이건희 회장은 200억 원 규모의 불량제품을 모두 소각했다.

이건희 회장 주도의 삼성전자가 겪은 오래된 폐단이며 가장 큰 위기였다. 단호한 결정이 필요했던 이 회장은 1800명의 임직원이 참여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새로운 경영을 위한 선언을 발표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지금의 모습을 유지하면 초일류기업을 지향하고 나선 삼성의 브랜드는 물론 삼성 브랜드의 생산국인 ‘대한민국’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 앞섰기 때문이다.

‘체질개선’…결국 이건희 회장의 어록과 같은 폭탄선언의 의미는 삼성의 체질개선이었다. 그동안 많은 ‘양’이 우선됐던 삼성의 체질을 바꿔 느리더라도 우수한 제품을 강조하는 ‘질’을 통해 승부할 것이라는 게 이 회장의 新경영의 목적이었다.

최저의 불량제품을 아무리 많이 생산하더라도 단 한 개의 우수한 제품 앞에 무용지물이라는 경영 방침을 제시하고 강조했던 이건희 회장의 삼성의 체질개선은 초일류기업을 위한 강력한 동력이 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 회장은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경쟁에 나설 삼성의 혁신(innovation)필요성을 느꼈다. 그 혁신의 첫 번째 실험대로 이 회장은 ‘애니콜’이라는 휴대폰 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영웅본색’ 등 홍콩 르와르 영화가 한창 인기를 구가하던 지난 1994년 10월 삼성은 애니콜 브랜드 첫 제품인 ‘SH-770’이 출시됐으며 출시 1년 만인 1995년 전 세계는 물론 그동안 국내 휴대폰 시장을 독점 장악했던 모토로라를 꺾고 국내 정상에 올라서는 쾌거를 이뤘다.

“반드시 국민 1명당 1대의 무선 단말기를 보유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던 이건희 회장의 예견은 적중했다.

확실히 삼성의 체질은 몰라보게 개선됐다. 산업의 변방이던 한국은 이제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Made in Korea’로 국격이 올라섰고 삼성은 휴대폰 시장 장악에 그치지 않고 와인 병을 닮은 보르도 TV를 지난 2006년 출시하면서 그동안 전 세계 TV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던 강력한 경쟁자 소니(Sony)를 제치고 가전제품 부문에서 Top에 올랐다.

이제 ‘초일류기업’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낯설지 않은 삼성,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아이폰’을 앞세워 모바일 시대를 개막한 애플에 맞서 ‘갤럭시S’로 응수에 나섰다.

본격적인 ‘차세대 모바일 쟁탈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삼성은 갤럭시S2, 갤럭시3에 이은 새로운 카테고리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포문을 열고 나서 결과 지난 2012년 애플의 아이폰 열풍을 식히고 1위를 차지했다.

25일 향년 78세 일기로 별세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그는 국내 반도체 산업의 혁신을 이끌어내고 전 세계 전자 산업의 거대한 족적을 남긴 ‘혁명가’임에 자명하다.

무엇보다 국내 산업 기술 대부분을 일본에 의지해야 했던 한국의 현실을 통탄하며 일본의 기술 식민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사재까지 보태겠다던 故 이건희 회장은 1987년 취임 당시 자신이 천명했던 ‘초일류기업’의 약속을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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