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화질소,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 300배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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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기온상승의 영향으로 전세계 기상 이변이 빈번해지고 피해 규모도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이대로 유지된다면 지구는 점점 더 온난화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구온난화에 대해 언급할 때 주로 이산화탄소(CO2) 감축에 주목한다. 하지만 "이산화탄소보다 300배나 강력한 온실효과를 가진 아산화질소(N2O)도 지구 미래의 큰 위협"이라고 각국 저명 기상학자들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이 발표했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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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화질소는 지구 대기에 방출되면 자외선에 의해 분해돼 일산화질소를 생성, 이를 통해 오존층을 파괴하는 기체다.  

아산화질소는 대기 중에 수천 년 동안 잔류해 온 이산화탄소에 비하면 116년으로 잔류기간이 짧아 대기 중 농도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에 이어 세 번째지만,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지구온난화에 결정적인 해악을 미칠 수 있다. 

전세계 44개 기관 70명의 기상학자들로 구성된 글로벌 합동연구팀은 인류에 의한 아산화질소 총 배출량을 조사했다. 그 결과 아산화질소 배출량이 지난 40년 동안 30% 급증한 것을 밝혀냈다. 아래가 공기 중 아산화질소 농도의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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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이전 기록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남극 만년설에 갇혀 있던 기체에서 추정치를 산출했다. 200년부터 큰 변화가 없던 농도가 1800년대 중반부터 갑자기 급상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기준 아산화질소 농도는 331ppb로, 1750년 270ppb에 비해 22% 상승했다. 

합동연구팀 조사에 따르면, 토양 및 해양 등에서 자연적으로 방출되는 아산화질소 양은 거의 변화가 없다. 아산화질소 농도가 급상승한 주요 원인은 농업과 축산이다. 농업용 질소비료 사용 및 가축 퇴비 생산이 아산화질소를 급격히 증가시키고 있으며, 화학공업·폐수·화석연료 연소 등 인간의 다양한 활동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구팀은 지역별 아산화질소 농도 변화도 언급했다. 조사에 따르면 브라질·중국·인도 등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국가의 작물 생산과 가축 수 급증으로, 이 지역의 아산화질소 배출량 증가가 특히 현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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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 연구팀은 "아산화질소 농도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이를 제지할 마땅한 규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우려를 표했다. 오존층 파괴 우려가 있는 물질에 대한 규제를 정한 몬트리올 의정서를 통해 에어컨과 냉장고의 냉매로 주로 쓰이는 프레온 가스를 비롯해, 염화불화탄소, 할론가스, 사염화탄소 등은 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아산화질소에 대한 규제는 아직까지는 없는 실정이다. 파리협정에서 이산화탄소와 아산화질소 감축 목표가 정해졌지만, 어디까지나 목표치일 뿐 '구속력'이 없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연구팀은 현재 아산화질소 농도는 예상을 뛰어 넘는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대해 논의할 때 아산화질소에도 반드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아산화질소 농도 급증의 주 요인인 ▲가축 퇴비에 대한 관리 강화 ▲식물에 최적화된 비료 사용 ▲비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 콩류 등 토양을 개선하는 작물 윤작 ▲아산화질소 배출량이 낮은 비료 사용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아래는 연구팀이 정량화한 전세계 아산화질소에 대한 연간 수지를 나타낸 것이다. 단위는 테라그램(1테라그램=100만톤)이다. 인류 활동에 의해 배출되는 아산화질소는 연간 7.3테라그램(730만톤)정도, 그중 농업이 3.8테라그램(380만톤)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Global Carbon Project & International Nitrogen Initiative

한편, 자연에 의해 방출되는 아산화질소는 연간 9.7테라그램(970만톤)정도이며, 대기 중 화학 반응에 의해 소멸하는 아산화질소는 연간 13.5테라그램(1350만톤)이다.

합동연구팀은 적절한 농업정책을 펼치더라도 합성비료와 퇴비는 현 시점에서 필수적인 만큼 온실가스의 실질적 배출량을 낮출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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