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eru Ministry Of Culture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고대에 그려진 거대한 동물 및 기하학적 도형 그림이 모여 있는 남미 페루의 나스카 평원에서 거대 고양이 그림이 새롭게 발견됐다.  

기원전 2세기~8세기 경 번성했던 나스카 문명의 지상화는 페루 사막에서 자주 발견되지만 그림을 그린 이유 등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어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나스카 문명은 페루 남부의 이카 강과 나스카 강 연안을 중심으로 번영했다. 이 문명은 기원전 700년경에 피스코 부근에서 발생했던 파라카스 문명의 기술과 전통을 이어받아 자신들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형성된 사막 위에 그려진 거대한 그림들 일명 '나스카 라인'은 199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1939년 미국 고고학자에 의해 처음 발견된 후, 최근까지 새로운 그림이 발견되고 있다. 2019년에는 IBM 인공지능(AI)이 143점의 지상화를 새롭게 찾아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기원전 400년~서기 200년에 그려진 나스카 원숭이 그림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eru Ministry Of Culture 

페루 문화부 연구팀은 10월 15일(현지시간) 페루 남서부 나스카 미라도르 자연 관측대 유지보수 과정에서 우연히 이 지상화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보존 작업을 통해 생생한 모습으로 복원됐다.

페루 문화부는 성명을 통해 "그림은 37m 규모이며, 폭 30~40cm 정도의 선들로 그려져 있다"며 "자연 침식의 영향을 받기 쉬운 가파른 비탈에 위치해 거의 보이지 않았고 사라지기 직전이었다"고 밝혔다.

이 고양이 그림은 나스카 문명이 아닌 파라카스 문명 후기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파라카스 문명에 제작된 도자기와 직물에서는 고양이가 자주 등장한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견된 그림이 다른 나스카 라인처럼 표면을 긁어내 새하얀 지면을 드러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eru Ministry Of Culture

페루 나스카 라인 수석 고고학자 조니 이슬라는 언론 인터뷰에서 "양식적 특징으로 볼 때 기원후 200년~700년 사이에 만들어진 다른 나스카 그림보다 시기가 앞선다"며 "파라카스 문명 후기인 기원전 500년~기원후 200년 사이에 그려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페루의 고대 지상화는 일반적으로 가까이에서는 식별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다. 이슬라 박사는 "최근 드론을 통해 낮은 고도에서 촬영할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지상화 발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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