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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각국의 실업률이 급증하며 경제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에 실업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러한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성격을 바꿀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응용심리학회지(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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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이 정신 건강이나 신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104개 연구를 메타분석한 2005년 연구에서는 실업과 정신 건강 사이의 인과 관계를 견고하게 지지하는 증거가 확인됐다. 반면 실제로 고용불안의 영향에 대해서는 거의 연구되지 않았다. 

영국 리즈 대학(University of Leeds) 조직심리학 교수인 치아후이우(Chia-Huei Wu) 연구팀은 인공지능(AI)과 자동화 물결이 고용불안을 확대하는 요인이 되고 있으며, 특히 기업이 계약직 혹은 임시직으로 사람을 고용하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로 고용 불안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고용 불안이 사람들의 성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를 실시했다. 사람의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고 여기기 쉽지만, 최근 나이가 들수록 성격이 변화하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다수 발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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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는 자신감·자제심·감정 안정성 등이 노화와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변화가 크게 나타나는 것은 20세~40세 사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업무 경험이 성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있다. 2015년 업무 자율성이 높을수록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오른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또한 2016년 연구에서는 바쁘고 스트레스가 많은 일을 하는 사람일수록 성격이 더 신경질적이며 양심에 거리낌이 없어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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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대학 연구팀은 호주 대규모 사회조사프로젝트 'Household, Income and Labour Dynamics in Australia Survey (HILDA Survey)'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직장과 직업을 가진 1046명의 호주 사람이 9년간 지속적으로 응답한 "자신의 일이 얼마나 안정되어 있다고 느끼는가?"라는 고용 안정성에 관한 설문 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HILDA Survey에서는 고용 안정성에 대한 질문 이외에 성격에 관한 질문을 1년·5년·9년째 실시하고 있으며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친화성 ▲신경성이라는 5개 성격 핵심 요인을 이용해 성격 유형을 분석하는 '빅 파이브'에 따라 시기별 조사를 진행했다. 

분석 결과 몇 년간 만성적인 고용 불안이 이어지면 다음과 같은 변화가 나타나게 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 감정 안정성 저하
만성적인 고용 불안은 사람들은 긴장시키고 불안하게 만들며 좌절감을 느끼게 할 가능성이 있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신경질적이 되고, 감정적 안정성 저하로 인간관계 및 업무 자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친화성 저하
친화력이 좋은 사람은 다른 사람과 협력하고 서로를 돕는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 조화로운 인간관계를 맺는다. 하지만 만성적 고용 불안은 사람들의 관심을 타인이 아닌 본인에 집중시켜 친화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 성실성 저하
만성적 고용 불안에 노출되는 사람은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성실한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욕이 저하될 수 있다. 이는 본인뿐 아니라 직원의 생산성과 동기를 유지해야하는 관리직에게도 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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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 고용 불안으로 심각한 영향을 받는 정서적 안정성, 친화성, 성실성 등은 모두 원래대로라면 나이가 들수록 성숙·성장하는 특성을 보인다. 따라서 이번 연구결과는 고용 불안이 건전한 인격 형성을 방해하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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