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후보자, 도덕성 논란 벽 못넘고 낙마



-박 당선인 비밀우선 인사스타일 바꿔야



김용준 총리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 서보지도 못한 채 자진 사퇴함으로써 여러 가지 후유증이 예상된다. 박근혜 당선인의 인사스타일과 검증방식에 대한 비판은 말할 것 없고 장관 후보자들의 인선이 지연되면서 새정부의 정상적 출범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봇물처럼 터져나온 도덕성 문제=김용준 총리 후보자가 지명됐을 때 검증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게 정치권의 지배적 분석이었다. 야당도 능력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도덕성 문제에는 큰 토를 달지 않았다. 여론도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지명후 이틀째부터 두아들의 병역면제, 재산규모와 형성과정 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재미 블로거 안치용씨는 1993년 관보에 실린 김 후보자의 땅 매입 및 증여세 탈루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 바람이 불던 지난 1970~1980년대 수도권의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매입해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받았다.



서초동 법조타운 개발 직전 매입과 6살, 8살 아들에게 땅을 사준 일이 드러나면서 파장은 논란은 더욱 커졌다. 단순한 투자를 넘어 고위 공직자로서 부정한 정보를 얻었거나 증여세를 탈루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두 아들이 각각 체중미달과 통풍으로 병역면제 받은 사실도 특혜 논란을 불렀다. 거세진 여론의 비판에 김 후보자는 결국 자진사퇴 결정을 내렸다.



◇당선인의 비밀우선 인사 도마에 올라=김 후보자의 낙마는 박근혜 당선인의 비밀우선 인사 스타일과 검증과정에 대한 우려와 비판을 부르고 있다. 보안을 강조하는 박 당선인의 스타일 탓에 인선 내용이 언론에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는 것은 물론이고 인수위와 새누리당 관계자들도 모르는 비밀이 유지됐다.



김 후보자 지명 당시 인수위 핵심 관계자들도 발표직전에야 인선 내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회를 본 조윤선 대변인 당선인은 언제 알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여러분보다 30초 먼저 알았다"고 답하기도 했다.



비밀우선 인사가 문제가 되는 것은 부실검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경찰이나 국세청 등 정부 사정기관의 전문 검증을 거치지 않는데다 언론의 사전 검증도 불가능해 청문회를 하기도 전에 사퇴하는 사례가 반복될 수도 있다. 김 후보자의 경우에서 보듯 가장 기초적인 사항인 재산과 자녀병역 문제조차 걸러내지 못했다는 점이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새정부 정상출범 차질 가능성도 배제=국무총리 지명과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하고 이에따라 장관들의 인선도 지연되면서 새정부의 조각일정과 정상적 출범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회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처리까지 기간이 최장 20일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2월4일까지는 장관 후보자 인선이 끝나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빠듯한 상황이다.



경제부총리와 장관 등 17명 가운데 한 두사람이라도 검증의 벽에 막히면 새정부 내각이 일부 각료의 결원상태로 출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다시 도덕성 문제 등으로 낙마사태가 일어나면 박 당선인의 초기 국정운영 동력에도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



이에따라 박 당선인의 인사스타일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에서조차 그런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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