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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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 우울증은 전 세계 수억 명 이상이 고통을 겪고 있는 질병이지만, 여전히 규명해야할 부분도 많이 존재한다. 10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울증과 관련된 100개 이상의 잠재적 요인을 조사한 새로운 연구를 통해 "친구를 신뢰하는 것이 우울증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논문 대표 저자이자 하버드 대학 공중보건학부 카르멜 최(Karmel Choi) 박사는 "우울증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보다 포괄적인 분석을 목적으로 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미국정신의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디 아메리칸 저널 오브 사이키아트리(The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에 발표됐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The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연구팀은 우울증 요인에 대해 2단계 접근 방식으로 조사하기로 했다. 먼저 연구팀은 영국 국가 보건 데이터인 UK바이오뱅크(UK biobank)에 포함된 10만 명 이상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사회적 상호작용 ▲미디어 이용 ▲수면습관 ▲식생활 ▲신체 활동 ▲환경적 요인 등 106여개의 요인을 선정해 우울증 위험 요인을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했다.

다음은 이 결과에 ‘멘델 무작위 분석법(Mendelian randomization)’을 적용해 어떤 위험 요인이 우울증과 인과관계가 있는지 조사했다. 멘델 무작위 분석법은 인과 관계 여부를 판단하는 통계적 방법으로 주로 유전학 분야에서 사용된다. 

연구팀은 이전에도 신체활동과 우울증 위험과의 연관성에 멘델 무작위 분석법을 적용한 바 있다. 우울증인 사람은 운동량이 적은 경향을 보인다는 사실은 이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이는 "운동량이 적으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는 것이 아닌 단순히 "우울증이 신체 활동의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을 시사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연구팀은 멘델 무작위 분석법을 통해 "운동량이 적으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는 인과관계를 나타내는 결과를 얻었다고 보고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이번 조사의 첫 단계에서 연구팀은 수면습관과 식생활 등 많은 요인이 우울증 위험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결과를 다시 멘델 무작위 분석법으로 조사한 결과, "친구와 가족을 신뢰하고 자주 교류하는 것이 우울증 위험을 낮춘다"는 인과관계가 나타났다. 

타인에 대한 신뢰와 사회적 교류를 통한 우울증 보호효과는 유전적 요인과 어린 시절 트라우마 등 우울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을 가진 사람에서도 나타났다.

연구팀은 "가족과 친구를 방문하는 것을 포함한 타인에 대한 신뢰, 즉 사회적 결속이 가진 우울증 보호 효과가 확인됐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친구 혹은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현재,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TV 시청시간 및 낮잠을 자는 습관이 우울증 위험을 증가시킬 가능성도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이 우울증 위험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가령 TV를 보는 시간이 길면 결과적으로 운동량이 줄어 우울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낮잠은 우울증으로 인한 수면부족으로 인한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몇 년 전만해도 불가능했던 대규모 데이터베이스 기반의 접근을 통해 공중보건의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가 우울증 예방의 실질적 치료법에 있어 새로운 동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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