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애플/에픽 게임즈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애플과 인기 게임 업체 에픽 게임즈가 맞소송을 제기하며 양사간 ‘앱 수수료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승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전 세계 앱 결제 시장에 큰 파장이 일 수 있어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소송전은 에픽 게임즈가 30%의 앱 수수료를 부과하는 애플 앱스토어 정책에 반기를 들며 독자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촉발됐다. 에픽 게임즈는 애플의 과금 정책이 독점이라고 주장하고, 애플은 에픽 게임즈가 독자적으로 도구축한 결제 시스템을 "수수료 절도"라며 맞서고 있다. 

◆ 애플, "경쟁 위반 요소 없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애플은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인기 게임 ‘포트 나이트’를 개발한 에픽 게임즈의 결제 시스템 구축으로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계약 위반에 책임을 묻기 위해 독자 결제 시스템의 영구 사용 금지와 지금까지 얻은 이익의 반환 등도 요구하고 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에픽 게임즈 홈페이지

애플은 앱스토어의 과금 체계는 경쟁위반 요소가 없다고 강조한다. 이번 소장에서 애플은 "회사가 자사 서비스를 이용할 때 수수료를 취하는 것은 반(反) 경쟁적 행위가 아니다"라며, “에픽 게임즈가 앱스토어에 6억 달러라는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음에도, 이런 엄청난 가치 대해 결코 아무것도 지불할 생각이 없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업"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8월 13일 발생했다. 에픽 게임즈의 수장인  팀 스위니 CEO는 이날 오전 2시 '에픽 게임즈는 더 이상 애플의 제약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이메일을 애플 경영진에 보냈다. 그리고 몇 시간 후, 포트나이트에 미리 설정한 앱 내 과금을 위한 자체 결제 시스템을 가동했다.

애플은 8월 28일(현지시간) 에픽 게임즈가 자사 운영방침을 위반했다며 에픽 개발자 계정을 정지시키고 포트나이트를 비롯한 에픽 게임즈의 프로그램을 앱스토어에서 퇴출했다.  

◆ 반격 나선 에픽 게임즈

에픽 게임즈는 애플의 퇴출 조치가 플랫폼 사업자의 독점행위라며 바로 소송을 제기했다. 회사는 애플이 앱 배포 독점권을 행사하며, 개발사를 대상으로 불합리한 제약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위니 CEO는 이전에도 "만족을 모르는 탐욕의 중개인이 앱 개발자들의 단물을 뽑아먹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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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앱스토어를 통해 유통되는 앱에 수수료 30%를 부과하며 그간 상당한 수익을 창출해 왔다. 시장조사 업체 센서타워는 애플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앱스토어 결제 방식으로 390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결과는 지켜봐야 하지만 애플이 마냥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현재 애플은 미국과 유럽 정부의 반독점 조사를 받고 있다. 만일 애플이 패소한다면 앱 개발사들의 줄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애플 수수료 수입에 직격타가 될 것이다. 

한편, 애플과 에픽 게임즈와의 소송전과 관련해 구글은 선긋기에 나섰다. 구글은 법원에 양사의 재판에 구글을 연관시키는 것을 자제하는 것을 요청하는 항의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항의문에서 "iOS의 유통 구조와 안드로이드의 구조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으로, 법원은 이 두 사안을 혼동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는 해외 게임시장을 달구고 있는 이번 재판의 후폭풍을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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