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뉴스, 페이스북 내부 문서 입수해 보도
페이스북 등 SNS, 극우 음모론자 큐어넌의 온상
여론의 비판에도 일부 계정 폐쇄 등 기본적 조치에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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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페이스북의 내부 조사를 통해 미국 극우 집단인 ‘큐어넌(QAnon)’의 거대 커뮤니티가 존재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미국 NBC 뉴스는 8월 11일(현지시간) "우리가 입수한 페이스북 사내 문서에 따르면 페이스북에 존재하는 큐어넌 소속 음모론 지지자들이 수백만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큐어넌은 미국의 익명 게시판인 '4chan'에서 큐(Q)라는 익명의 인물이 게시한 글을 시작으로 집단을 형성한 대표적 극우 음모론자다. 

열광적인 트럼프 지지자로 알려져 있으며, 정치 사회적 분야에서 허위 정보를 확산시키고 사회 분열을 조장한다. 이들은 미국 정부 내 기득권 세력을 지칭하는 '딥 스테이트'가 민주당과 밀접하게 연결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로부터 미국을 구하는 존재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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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말 힐러리 클린턴 미국 전 국무장관이 피자가게 지하실에서 아동 성매매 조직을 운영한다는 '피자게이트' 음모론도 이들 작품이다. 당시 한 남성은 피자 게이트의 실체를 파헤치겠다며 가게를 찾아가 실탄을 발사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촉발된 미국 내 반(反)인종차별 시위에 대해, 극좌파 세력이 정치적인 의도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음모론 확산의 주 무대는 바로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같은 온라인 공간이다. 

특히 페이스북은 큐어넌의 대표적 온상으로 지목되어 왔다. 이번 조사로 실제로 큐어넌 관련 페이스북 페이지가 수천 건 이상 특정됐다. 또한 큐어넌 관련 그룹 중 상위 10개는 총 100만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큐어넌 관련 페이스북 페이지 팔로워 수와 합하면 300만 명을 넘어선다. 단, 여러 그룹에 중복 가입한 회원과 비율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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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조건으로 NBC 뉴스에 정보를 제공한 페이스북 직원 두 명에 따르면, 이번 조사 결과로 페이스북 측이 일련의 대응에 나선다면 큐어넌의 규모를 공표할 가능성이 높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사회학자 조앤 도노반 박사는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은 확실히 큐어넌 커뮤니티를 이끌어가는 기반 중 하나다. 플랫폼이 큐어넌을 적극적으로 제거하지 않는 한 큐어넌은 계속 세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NBC 뉴스에 "큐어넌 대책을 위한 새로운 시도는 없다. 우리는 일관되게 페이스북 규약을 지속적으로 위반한 큐어넌 관련 계정·그룹·페이지에 대처해 왔다. 최근에도 큐어넌과 협력 관계에 있는 대규모 그룹을 콘텐츠 정책에 의거해 삭제했다. 페이스북에는 큐어넌의 정책 위반을 감시하는 팀이 존재하며 추후 새로운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는 이메일 답변서를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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