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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공룡화석 연구를 통해 공룡이 생전에 골육종에 걸린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공룡의 암 진단은 이번이 처음이다.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 정형외과 전문의인 세퍼 에크티아리(Seper Ekhtiari)와 캐나다 왕립 온타리오 박물관(ROM) 연구팀은 2020년 8월 1일 의학 전문지 '랜싯 종양학'(The Lancet Oncology)에 게재한 논문에서 공룡 화석에서 골육종 흔적이 발견됐다고 보고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The Lancet Oncology

아래 사진이 골육종이 확인된 화석이다. 왕립 온타리오 박물관에 소장된 이 화석은 7600만~7700만 년 전에 살았던 초식공룡 센트로사우루스의 뒷다리 종아리뼈다. 좌측이 크게 부푼 기형적 형태를 하고 있어 그동안 골절이 아문 흔적으로 여겨왔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로얄온타리오박물관, 맥마스터대학 공동 연구팀/이하 동일)

그러나 2017년 왕립 온타리오 박물관을 방문한 맥마스터 대학 의사들은 문제의 화석이 악성 종양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가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가 아래 이미지다. 정상적인 부분은 회색, 골수가 존재하는 수강(髄腔)이 붉은색, 비정상적 종양으로 보이는 부분이 노란색이다. 정밀 CT 스캐닝을 통해 연구팀은 뼈의 광범위한 부분이 종양임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화석 조각을 채취해 동종 공룡의 정상 화석 및 골수암 진단을 받은 사람의 뼈와 비교 분석했다. 

아래 이미지 왼쪽이 이번 화석(골육종)이며, 오른쪽은 동종 공룡의 정상적 화석이다. 2개의 뼈를 비교해 보면 길이와 모양이 전혀 다른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또한 뼈 조각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세포 수준의 큰 병변이 확인됐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통해 연구팀은 "문제의 화석에서 발견된 종양은 악성 뼈 종양인 '골육종'이며, 암이 이미 상당히 진행돼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단계"라는 결론을 내렸다.  

조사 방법에 대해서는 "우리가 취한 접근 방식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종양이 발견된 인간 환자를 진찰하는 방법과 매우 유사하다"라고 밝혔다.  

화석은 성체 센트로사우루스의 뼈로 엄청난 수의 동종 화석과 함께 발굴됐다. 공룡의 사인은 포식이나 암으로 인한 것이 아닌, 다른 무리 개체와 함께 홍수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된다. 

논문 공동 저자인 왕립 온타리오 박물관 데이비드 에반스 박사는 "화석의 주인공은 티라노사우루스와 같은 육식동물의 습격에 매우 취약했을 것이다. 암이 상당히 퍼진 상황임에도 비교적 오래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 개체가 큰 무리를 지어 다니며 서로를 보호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공룡은 강력한 존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그들 역시 우리에게 익숙한 병이나 암에 시달리고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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