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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 암은 증상이 진행될수록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수년 동안 암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최근 과학전문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비침습적 혈엑검사 방법으로 "증상 발현 최장 4년 전 시점에 암을 포착할 수 있다"는 새로운 논문이 발표됐다. 

암 검사 방법에 관한 기존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혈액 샘플 등을 이용했다. 연구팀은 혈액 샘플에 포함된 유전자 변이나 DNA 메틸화(methylation), 특정 단백질 등 바이오 마커를 조사해 이들 샘플에서 암세포를 검출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그러나 논문을 발표한 연구팀 일원이자 캘리포니아 대학 생물공학자인 장쿤 교수는 "이미 암에 걸린 사람의 혈액 샘플을 이용하는 기존 개발 방법은 어디까지나 기존 검사 수준의 정밀도로 암을 검출하는데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중국 타이저우시에서 2007년~2014년 사이에 채취된 25세~90세의 12만 3000명분의 혈액 샘플에 주목했다. 혈액 샘플 채취 시점에는 건강했던 사람 중 575명이 채취부터 4년 이내에 5가지 암(위암·식도암·대장암·폐암·간암) 가운데 하나의 진단을 받았다. 연구팀은 "샘플 채취 시점에는 건강했지만 이후 암 증상이 나타난 사람"의 혈액 샘플을 이용해 새로운 암 검사 방법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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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개발한 'PanSeer'로 불리는 암 선별 검사는 유전자 발현이 변화하는 DNA 메틸화 패턴을 찾아낸다. 과거 연구에서 비정상적인 DNA 메틸화 패턴이 췌장암 등 각종 암의 징조일 가능성이 확인된 바 있다. 

PanSeer는 혈액 샘플에서 DNA를 분리해, 과거 연구에서 암 가능성이 높다고 특정된 약 500개의 영역에서 DNA 메틸화 점수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조사 결과를 분석해 혈액 샘플의 암 발병 가능성을 추정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혈액 채취 후 암이 발병한 191명의 혈액 샘플과 채취 후에도 건강을 유지한 동수의 혈액 샘플을 PanSeer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약 90% 정확도로 앞으로 암에 걸릴 사람을 찾아냈다. 또한 건강한 사람을 암이 발병할 것으로 잘못 예측한 허위 양성률(false-positive rate)은 약 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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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쿤 교수는 "암 환자 혈액에는 입원 4년 전 시점에 이미 암 징후가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연구에 대해 워싱턴 대학 분자병리학자인 콜린 프리처드(Colin Pritchard) 교수는 암 선별 검사의  흥미로운 접근 방식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다른 연구팀이 이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혈액검사법 상용화를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향후 암 종류를 특정하고 허위 양성률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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