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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 개는 헤매지 않고 길을 잘 찾을 수 있지만 이유에 대해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냄새를 따라 이동한다는 설이 주류였는데 지구 자기장을 감지해 개가 길을 찾아낸다는 새로운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지구 자기장을 감지하는 능력이라고 하면 특별하게 생각될지 모른다. 그러나 철새와 바다거북 등 일부 동물은 지자기(geomagnetics)를 감지해 위치나 방향을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자기란 지구 표면 및 그 주위 공간에 만들어지는 자기장으로 남극이 N극, 북극이 S극에 해당한다.

2019년에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연구팀이 “뇌파를 관찰하면서 자기장을 변화시키는 실험을 통해 인간이 자기장을 감지할 수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개가 아무 단서도 없는 길을 찾을 수 있는 이유는 지구 자기장을 감지해 이동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이 라이프’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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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리나 베네딕토바 체코 생명과학대 연구팀은 총 10종 27마리의 사냥개에 GPS 센서를 장착해 숲 속 등에서 자유롭게 산책한 후 돌아오게 하는 실험을 총 622회에 걸쳐 실시했다. 

실제로 실험에 참가한 폭스테리어(왼쪽)와 미니어처 닥스훈트(오른쪽)다. 목 부분에 GPS 장비와 초소형 광각 캠코더가 설치돼 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카테리나 베네딕토바 체코 생명과학대 연구팀

촬영된 카메라 영상은 아래와 같은 느낌이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카테리나 베네딕토바 체코 생명과학대 연구팀

처음 간 숲에 어떤 단서도 없이 고립된 개는 평균적으로 400m 정도 걸어 다닌 후 출발점까지 돌아왔으며 귀환 루트에 특정 경향이 관찰됐다. 622회의 실험 중 399회(59.4%)는 개가 자신이 왔던 길 그대로 돌아오는 행동을 취한 반면, 223회(33.2%)는 새로운 길로 돌아오는 행동을 취했다. 또한 중간까지는 왔던 길을 선택하고, 도중부터는 새로운 길로 돌아오는 행동을 보인 횟수는 50회(8.0%)였다. 

연구팀이 새로운 길로 돌아온 행동 패턴을 분석한 결과, 223회 중 170회(76.2%)에서 독특한 행동이 관찰됐다. 돌아오기 전에 먼저 남북 방향으로 약 20미터 이동하는 행동이 확인된 것. 연구팀에 따르면, 이러한 행동을 취한 개들이 그렇지 않은 개들보다 훨씬 빠른 지름길을 통해 주인 곁으로 귀환하는 경향을 보였다. 

실험에서는 개가 가본 적이 없는 숲과 장소를 택했으며, 바람이 불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연구팀은 "개들이 남북 축을 따라 달리면서 확보한 지자기 단서를 통해 이동 정확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개의 행동이 지구 자기장과 관련이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후각 및 시각 등 다른 요인을 완전히 제거해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100% 지자기를 감지했다고 입증할 수 있는 실험을 설계하기는 어렵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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