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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콘도르(condor)는 남미에 서식하는 맹금류로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비행 조류다. 날개 폭은 3m에 달하며 몸무게는 최대 16kg 가까이 나간다. 웅장한 날개를 펴고 호를 그리듯 나는 모습은 안데스 산맥의 대표적 상징이기도 하다. 

덩치가 큰 콘도르는 장거리 비행을 위해 상승 기류에 의존한다. 고효율 비행이 가능한 콘도르의 비밀이 밝혀졌다.  

영국 스완지대 생물학과와 한나 윌리엄스 박사 교수팀 등 영국과 아르헨티나 연구팀은 남미 파타고니아에 서식하는 안데스 콘도르 8마리에 소형 비행추적장치를 달아 날갯짓·비행고도·위치 등의 관찰 결과를 기록했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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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도르에 장착된 비행추적장치는 일주일 전후로 자연스럽게 빠지도록 설계돼 연구팀은 위치정보에 의존해 장치를 회수해야 했다. 장치가 안데스 산맥 한가운데에 위치한 거대 절벽 위 둥지로 빠진 경우도 있어 회수에 3일이 걸린 적도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렇게 확보한 총 200시간 이상의 비행 기록을 분석한 결과, 콘도로가 날갯짓에 소요하는 시간은 전체 비행시간의 1.3%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이륙할 때를 제외하고는 비행시간 대부분 날갯짓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또 연구 대상 여덟 마리 중 한 마리의 콘도르는 날갯짓을 하지 않고 5시간 이상 172km를 비행했다.  

아래 동영상을 재생하면 실제로 콘도르가 날갯짓을 거의 하지 않고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철새로 알려진 황새와 물수리도 비행시간의 17~25%는 날갯짓을 한다. 이에 비해 비행시간의 1%만 날갯짓을 하는 콘도르의 비행 방법은 매우 효율적이다.

연구팀은 "콘도르는 선회 비행을 할 때 열 상승기류를 이용한다. 날갯짓 대신 바람의 세기를 비행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낮 동안 달궈진 지면에서 생긴 상승기류를 타고 비행하고 고공에서는 활공을 한다. 불필요한 착지는 대량의 에너지가 소요돼 착지 장소 선택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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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콘도르는 실제로 바람의 강도와 열 상승기류 발생 상황 등 기상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항로는 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지구 역사상 가장 거대했던 고대 조류 아르젠타비스(Argentabis)의 비행 방법은 아직 규명되지 못했지만, 콘도르와 같은 활공 비행 방식으로 비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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