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인디언 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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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손지애 기자] "인도 스티렌 가스 누출사고의 21개 주요 원인 가운데 20개가 회사 경영진 책임"

지난 5월, 12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도 가스 누출사고와 관련해 책임이 있는 LG폴리머스의 직원 12명이 과실치사, 독성 물질 관리 소홀 등의 혐의로 8일 체포됐다. 

체포된 12명 중에는 현지 법인장, 기술 고문 한국인 직원 2명과 스티렌 모니터 책임자, 제조 담당관, 야간 당직 담당자, 안보 담당관 등 현지 직원 10명이 포함됐다. 

인도 경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벌인 뒤 60일 이내에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주 정부는 사고 발생 후 바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경위를 조사했왔다. 조사위는 지난 7일 4천 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내고, 21개 주요 사고원인 가운데 20개가 회사 경영진 책임이라고 지목했다.

인디언 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조사위가 제출한 보고서에는 "LG폴리머스 고위 관계자들은 사고 직후 사고 현장에 즉각 도착했다고 주장했지만 CCTV영상에는 사고 발생 후 2시간 만에 도착한 것이 확인됐다", "스티렌 누출 문제는 사고 10일 전에도 발생했지만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영국 BBC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영국 BBC

아울러 "사고 당시 경영진은 아무런 현장 및 외부 비상조치를 취하지 않고 지역 주민들에게 위험을 알리지 않았으며, 사고처리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다", "인력 비용 절감을 위해 엔지니어 또는 수석 엔지니어급 직위에 경력이 적은 중간 관리급 직원을 고용해 사태를 키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같은 조사위의 보고서 공개 직후, 주 경찰은 곧바로 본격 수사에 돌입했고 12명의 구속 수감으로 이어졌다. 

인디언 익스프레스는 9일 "주법원은 체포된 관계자 12명에 대해 15일간 법정구속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LG폴리머스 측 대변인실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신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현지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 언론의 이목도 집중시켰다. 

말레이시아의 더스타온라인은 가스 누출 사건 당시부터 이후 법적 절차까지 자세히 보도하며 "만약 (구금된) 이들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10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의 BBC방송은 "사건 조사가 시작된 5월, 체포된 법인장 등 한국 직원 2명에 대한 출국 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관리 태만 과실로 수사를 받던 환경담당 엔지니어 2명의 직무도 정지시켰다"며 주 정부의 조사 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한편, LG폴리머스 측은 "그동안 사고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으며 앞으로도 성실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며 "유가족과 피해자를 위해서도 정부 기관과 협의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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