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파업 장기화로 경영 어려워”… “선주들 파업에 실망”
노측, “임금 40% 삭감에 무급 휴직까지 했다”… “임금 15% 부담도 싫은가”

[데일리포스트=신종명 기자] STX조선해양(대표이사 장윤근)이 노동자의 복귀를 요청하고 나서자 노조가 사실상 ‘백기 투항’을 요구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더구나 경남도와 창원시가 재정지원을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으면 사측은 노동자 급여의 15%만 부담하면 됨에도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STX 사측은 8일 노동조합과 노조원에게 조업 재개를 위한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소식지를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를 통해 전달했다고 밝혔다.

사측은 소식지에서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LOI(건조의향서)를 맺었던 선주사들이 타 경쟁 조선사와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회사에 발주를 준 선주들도 파업 등 악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우리 회사의 최근 모습에 실망감을 표하며 추가 발주를 재고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우리가 정상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상상 이상의 고통이 수반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측은 “가능한 모든 예산을 동원하여 위로금을 마련해 13일까지 희망 퇴직을 실시 중”이라면서 “이는 회사의 손실 최소화, 고정비 절감으로 인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라고 설명했다.

사측은 또 “공장이 잠시 멈춘 7월에 점검과 보수를 해서 복귀 시 후속 공정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다”면서 “지회와 조합원의 현명하고 즉각적인 결단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2018년 맺은 ‘노사 상생협약’을 파기하는 행위이며, 노조에 ‘백기 투항’을 요구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는 2년 전 500명의 노동자에 대한 무급휴직을 받아들이는 대신 사측은 올해 6월 경영정상화를 약속한 바 있다. 현재 노동자들은 40%의 임금이 삭감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의 파업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어렵다면 정부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는 등 노동자들이 살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인데 사측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경영 위기 속에서도 고용을 유지하면서 휴직이나 휴업 등을 시행할 경우 휴직 휴업 수당을 지원하는 제도다. 원칙적으로는 휴직 또는 휴업 수당의 75%가 지원된다.

STX사태가 불거지자 경남도와 창원시도 각각 5%를 지원키로 해 사측의 실제 부담은 임금의 15%밖에 안 됨에도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게 노조 측의 판단이다.

더구나 파업에 따른 수주의 어려움과 희망퇴직 등을 주장한 행위는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에 불과하다는 견해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무급휴직와 임금삭감을 감수하면서 2년간 버텨온 것은 오로지 STX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결정이었는데, 사측은 노조에 대한 협박과 구조조정 강행, 백기 투항을 요구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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