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피해 수도권 떠난 ‘갭투자자’…지방 주택 ‘싹쓸이’

ⓒ데일리포스트=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오히려 집값 상승 ‘부채질’
ⓒ데일리포스트=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오히려 집값 상승 ‘부채질’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갭투자와 풍선효과를 제어하기 위한 정부의 고강도 규제 부작용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규제 중심인 서울과 수도권으로 빠르게 이동한 갭투자자들이 지방으로 선회하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을 매수하며 지역 부동산 시장 호가를 올려놓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2번째인 ‘6·17 부동산 대책’이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희망을 꺾고 갭투자를 비롯해 서울 수도권 및 투기과열지구의 풍선효과를 효과적인 차단을 강조했지만 실제 현실은 정부의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히려 시장 안정과 동떨어진 부작용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6.17부동산 대책 이후 고강도 규제 표적 중심에 선 서울과 수도권을 벗어난 갭투자자 등 이른바 투기수요자들이 세종과 충북, 충남 등 충청권 지방을 중심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6.17부동산 대책에 조정대상지역으로 편입된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경우 대책 발표 이전인 지난 5월 거래 가운데 현지인 대비 외지인의 거래량이 절반을 뛰어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직방이 지난 5월까지 누적거래된 아파트 매매거래를 분석한 결과 ‘관할시도 외 서울’과 ‘관할시도 외 기타’로 표기되는 외지인 거래비율이 세종의 경우 46.3%를 나타냈다. 뒤를 이어 충북이 32.5%, 충남 30.2%로 나타나면서 30% 이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세종시의 경우 행정복합도시 특성상 외부수요의 진입빈도가 높지만 충북과 충남은 올해 외부 투자 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외지인 거래비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외지인 거래량이 크게 증가한 충북은 청주시의 외지인 거래 증가가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지난 5월 누적기준 총 7932건의 매매거래 가운데 34.6%인 2744건을 외지인들이 매입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청주시 흥덕구의 경우 5월 월간 거래량 1079건 중 서울 거주자가 57건이며 충북 외 거주자가 518건을 매입해 외지인 매입비중이 53.3%로 거래량 절반을 돌파했다.

이른바 갭투자자들로 지목되고 있는 외지인들의 매입 현상이 두드러진 청주 흥덕구의 경우 신축 아파트 중심으로 전세가율도 덩달아 오름세를 보였다. 캡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형성돼 있고 여기에 지난 5월 8일 발표된 방사광 가속기의 유치로 투자수요의 진입도 속도감을 높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직방 김은선 매니저는 “다수 증가한 거래량을 모두 외부 투자수요의 물량으로 추정하기 한계가 있지만 수도권 규제를 피해 지방으로 선회한 갭투자자들 입장에서 보면 청주 주택 시장은 매우 매력적이며 타지역 대비 높은 전세가율로 투자금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주지역 부동산 시장으로 쏠린 갭투자자들 역시 6.17대책으로 청주가 조정대상지역으로 편입되면서 추가적인 진입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김 매니저는 “양도세와 종부세 등 세제규제가 강화되며 자금조달계획서까지 제출해야 하는 등 더욱 까다로운 환경이 됐기 때문에 청주지역 아파트 시장은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설 것”이라며 “다만 기준금리 인하 등 유동성이 풍부하고 개발호재가 있는 비규제지역으로 투자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로 시장불안감은 반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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