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의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인 5만3000원으로 결정됐다. 기관투자가 자금은 500조원가량 몰렸다. 공모 규모는 1조5237억원으로 역대 세번째를 기록하게 됐다.


5일 제일모직은 상장주관사(KDB대우·우리투자·씨티·JP모간 증권)와 지난 3~4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공모가는 공모밴드의 상단인 5만3000원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기관투자가 849곳이 참여했고 수요예측에 몰린 자금은 500조원 수준이다. 기관들은 80억2877만주를 수요예측 경쟁률은 465대 1을 기록했다.



확정된 공모가액 기준으로 제일모직의 공모 규모는 1조5237억4735만원이다. 이는 2010년 삼성생명(4조9000억원), 한화생명(전 대한생명·1조8000억원)에 이어 역대 세번째로 큰 규모다. 삼성SDS(1조1589억원)보다는 3600억원가량 많은 수준이다.



기관들의 제일모직 공모 열기는 뜨거웠다. 골드만삭스, 피델리티, JP모건 등을 비롯해 세계 1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글로벌 헤지펀드인 소로스펀드, 싱가포르투자청, 아부다비투자청 등 해외 투자가들이 제일모직 공모주 수요예측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모가 상단 이상을 써낸 기관들도 상당수였다. 기관 중 공모가 상단인 5만3000원 이상을 신청한 곳이 86.9%, 가격를 제시하지 않고 무조건 물량을 받겠다고 밝힌 곳이 13.1%에 달했다.



주관사인 대우증권 관계자는 "공모가 이상으로 써낸 곳이 많았는데 과도하게 높은 공모가보다 적정 가격으로 가서 꾸준히 우상향하는 모습을 원해서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제일모직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삼성SDS 공모 때 651.5대 1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이는 대리 청약을 금지한 규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반투자자들의 청약 경쟁률은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청약 열기가 뜨거워 일반투자자들은 더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일모직은 10~11일 일반투자자 청약을 받은 뒤 오는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예정이다. 청약이 가능한 증권사는 대표주관사인 대우증권을 비롯해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 KB투자증권 등 6곳이다. 대우증권이 가장 많은 공모주 물량인 142만1367주를 배정받았고 우리투자증권(114만9190주), 삼성증권(90만7255주)순이다.



제일모직은 패션, 건설, 레져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로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다.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주요 주주는 ▲이재용 부회장이 25.1%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8.4%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8.4% ▲이건희 회장 3.7% 등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