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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 많은 사람들이 노화와 함께 나타나는 시력 감퇴를 경험한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이 '붉은색 빛을 하루 3분간 보는' 간단한 방법으로 노화에 따른 시력 저하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고가의 복잡한 장치가 필요하지 않아 공식 치료 방법으로 승인된다면, 손 쉽게 시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연구 논문은 지난 28일 국제 학술지 '노인학저널(The Journals of Geront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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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망막은 40세 정도부터 쇠퇴기에 접어든다. 논문 대표저자인 글렌 제프리 교수는 "망막은 몸의 다른 어떤 기관보다 빨리 노화 과정을 경험한다. 망막 민감도와 색각은 나이가 들수록 점차 쇠퇴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망막 세포의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에너지 저장·이용에 관여하는 아데노신3인산(adenosine triphosphate:ATP)을 생산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망막의 시세포는 미토콘드리아 밀도가 특히 높은 부위다. 따라서 노화로 인해 망막의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성되는 ATP가 감소하면, 시각 세포가 정상 작동에 필요한 ATP 부족으로 시력이 떨어진다.    

연구팀은 망막의 미토콘드리아를 자극해, 쇠퇴한 기능을 개선시키는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쥐와 땅벌, 초파리 등의 동물 실험을 통해, 670나노미터의 파장을 가진 붉은색 빛을 비추면 망막 기능이 개선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미토콘드리아는 기능에 영향을 주는 특정광 흡수 특성이 있다 .제프리 교수는 "650나노미터~1000나노미터의 파장을 가진 빛을 흡수하면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생성 능력이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결과를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안과질환이 없는 24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소규모 실험을 실시했다. 남녀 각각 12명씩, 연령은 28세~72세 사이였다. 연구팀은 실험 시작 전에 ‘어둠 속에서 빛을 감지하는 능력’을 조사하는 실험에서 간상세포(Rod cell) 기능을, ‘색 대비(contrast)가 약한 문자의 식별 능력’을 조사하는 실험에서 원추세포(cone cell) 기능을 측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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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연구팀은 실험 참여자에게 붉은색 파장(670나노미터) 빛이 나오는 LED 손전등을 주고, 하루에 3분씩 빛을 바라보는 훈련을 2주 동안 진행하도록 했다. 

그리고 2주간의 훈련이 끝난 후 시세포 기능을 다시 테스트했다. 그 결과, 색을 식별하는 원추세포 기능은 참가자 전체의 14%, 40세 이상으로 한정하면 20%나 개선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노화로 떨어지기 쉬운 파란색 계열의 색을 식별하는 능력이 크게 개선됐다. 또한 40세 이상은 빛을 감지하는 간상세포 기능도 크게 향상됐다고 연구팀은 보고했다. 

제프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마치 배터리를 충전하듯, 짧은 시간 동안 빛에 노출하는 간단한 방법만으로 약해진 망막세포의 에너지 시스템 향상과 시력 개선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시력 개선에 사용되는 기술은 간단하고 안전하며, 붉은색 파장을 비추는 LED 손전등 생산 비용도 불과 12파운드(약 1만8000원) 정도다. 또한 미토콘드리아는 시력 저하 외에도 파킨슨병을 비롯한 다양한 노화 질환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활성화 방안을 응용한다면 다른 건강 문제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프리 교수는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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