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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인공 자궁은 대체기관으로 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인공자궁을 이용한 출산이 실현된다면 모체의 불임을 비롯해 질병이나 사고 등의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다.  
 
미국 생물 공학 연구팀이 토끼에서 채취한 세포를 배양해, 실제로 자연 임신이 가능한 인공자궁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아직 임상 실험 전이지만 이 기술이 성공한다면 사람의 불임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첨단 재생 의료 기관인 미국 웨이크포레스트대학 재생의학연구소(WFIRM) 연구팀이 수행했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WFIRM 연구팀은 환자에서 채취한 세포의 생분해성 배양 임상 실험과 이를 사람 장기에 적용하는 실험에 이미 성공한 바 있다. 해당 기술은 향후 장기 기증자가 부족한 의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연구팀은 2002년 인공 자궁 연구에 착수해, 18년 만인 2020년 토끼의 자궁 제작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자궁은 신체에서 가장 특이한 기관 중 하나이자 수정란을 착상시켜 영양을 지원하며 태아를 키우는 복잡한 기관이기 때문에 설계가 매우 어렵다. 

토끼의 생식기관은 연구에 사용하기에 이상적인 모델로 알려져 있다. 토끼는 오랫동안 생식 생물학 연구에 사용되어 왔으며 상대적으로 큰 자궁을 가지고 있어 자궁 조직의 임상 연구에 적합하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WFIRM 연구팀

연구팀은 “자궁을 적출한 토끼 그룹의 세포 배양 이식을 통해 인공자궁을 만들었다. 수술 후 6개월 후 토끼 10마리 중 4마리가 인공자궁에서 자연 임신에 성공했다. 이 기술을 발전시키면 불임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WFIRM의 앤서니 아탈라(Anthony Atala) 주임 연구원은 "인공 자궁 조직이 일반 임신을 대체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인공 자궁에서 성장한 태아의 크기 및 무게는 자연 자궁의 태아와 차이가 없고 발달도 정상적이다"라고 설명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WFIRM 연구팀

고인(故人) 혹은 살아있는 사람의 자궁을 이식하는 방법은 불임치료로 유효하지만, 이식 시술의 거부 반응을 억제해야 한다. 2020년 6월 현재 세계적으로 70건의 자궁 이식 수술이 이루어졌으며 미국에서 이식된 자궁을 통해 태어난 아이는 10명 미만에 불과하다.

그러나 자가 세포로 인공 자궁을 만들 수 있다면 거부 반응의 우려가 없어, 자궁 이식 수술과 인공 자궁을 이용한 불임 치료가 한층 진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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