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육장 관계자 등 10% 양성반응 확인
사람간 전파 사례는 아직 없어
변이 통한 팬데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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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 중국에서 'G4 EA H1N1(이하 G4)'로 명명된 신종 돼지독감 바이러스가 확인됐다는 소식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바이러스 이름인 G4 EA H1N1는 유럽 아시아에서 유행한 조류독감(EA)과 2009년 유행한 신종플루 바이러스(H1N1), 그리고 돼지독감 인플루엔자(G4)가 결합된 형태다. 

전문가에 따르면 G4는 잠재적인 팬데믹(대유행)으로 이어질 특성을 가지고 있다. 유전적으로는 2009년 유행한 신종 인플루엔자(H1N1)와 유사해, 인간 수용체와 결합하고 인체 기도 상피세포에서 증식하는 특성을 가진다. 당시 멕시코에서 시작된 돼지 바이러스는 74개국으로 확산, 이와 같은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 신종 돼지독감 중국서 확인..사람 전파 가능  

G4 돼지독감 바이러스를 발견한 것은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와 산둥농업대 등이 참여한 연구팀이다.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 10개 성에서 식육처리시설 및 동물병원 1개소에서 3만개 이상의 샘플을 채취해 179개의 신종 인플루엔자를 분리해 돼지독감에 대한 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발견된 신종 인플루엔자 대부분이 2016년 이후 돼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신종 돼지독감 G4로 판명됐다. 흰 족제비 임상 실험 결과, G4는 감염력이 뛰어나 인간 세포 내에서 복제해 인간이 감염될 수 있고, 다른 바이러스보다 심각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계절성 인플루엔자 감염을 통한 면역으로는 G4를 막을 수 없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연구팀은 양돈 관계자가 많은 중국 허베이성, 산둥성 지역에서 감염 유무를 판정하는 혈액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2016∼2018년 돼지 사육장 노동자의 10% 이상, 일반 인구의 4.4%에서 G4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확인했다. 이는 인간 전파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번 바이러스는 돼지에서 사람으로 감염이 가능하다. 사람 간 감염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사람 간 전염이 일어나는 변이 과정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사람 감염을 위한 고도의 적응력을 보이는 특징을 갖고 있어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양돈 관계자에 대한 긴급 대책을 실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농장과 그 주변에서 근무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감시 강화 외에도 G4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 WHO "주의 깊게 살펴볼 것"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신종 돼지 독감 바이러스를 주목하고 있다. 크리스턴 린드마이어 WHO 대변인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새로운 바이러스를 파악하기 위해 해당 논문을 주의깊게 읽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린드마이어 대변인은 "연구를 위한 협력과 동물 개체군 감시 등이 중요하다"며 "이 연구는 코로나19 대유행에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다른 바이러스도 감시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일깨워 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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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상원 청문회에서 "과학자들이 'G4 EA H1N1'이라고 부르는 이 바이러스는 큰 변이 능력을 보이고 있다"면서 "현재 돼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바이러스는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에 기원을 두고 있는 2009년 H1N1 바이러스의 특징을 갖고 있다"고 발언했다.  

다행스러운 사실은 아직 G4의 사람 간 전파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코로나19 장관급 자문위원회 위원장인 살림 압둘 카림 교수는 "신종 돼지독감 바이러스는 팬데믹 발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지금 당장 걱정할 필요는 없다. 현 단계는 통제를 넘어 확산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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