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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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스톤헨지(StoneHenge)는 영국 남부에 위치한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독특한 선사 시대의 거석((巨石)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원형으로 배치된 입석 구조물 유적인 스톤헨지는 수많은 문화유산 가운데 가장 학설과 의문이 많은 유적지이기도 하다. 

스톤서클 유구(遺構:움직일 수 없는 잔존물) 건설은 기원전 2500년~기원전 2000년 사이로 추정되고 있다. 스톤헨지는 천체 현상 관측 및 제사 의식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역할과 건설 방식 등에 대해 확실히 밝혀진 바는 없다.

이런 스톤헨지 근처에서 대형 원형 구덩이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에 하나인 스톤헨지 미스터리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스톤헨지 인근서 지름 2km의 수십 개 구멍 새로 발견

최근 스톤헨지 근처를 조사한 연구팀이 '직경 2km 이상의 원형을 형성하는 거대한 기둥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이자 세계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는 스톤헨지는 지금까지 그 근처에서 여러 유적이 발견됐다. 스톤헨지 북동쪽 3.2km 거리에 위치한 우드헨지(Woodhenge)와 우드헨지에서 불과 70m 떨어진 곳에 있는 듀링턴 월스가 대표적이다. 우드헨지는 직경 110m의 나무 기둥 서클을 중심으로 한 유적이며 듀링턴 월스는 직경 500m에 달하는 거대한 유적이다. 

스톤헨지와 그 주변 유적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Stonehenge Hidden Landscapes Project' 연구팀은 2019년 여름 듀링턴 월스 주변에 대한 고고학 조사 중에 발견된 거대한 구멍들이 자연스럽게 생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20여개의 구멍을 발견했으며, 구멍의 직경은 적어도 10m, 깊이 5m의 거대한 규모였다. 

이 구멍에서 발견된 뼈 등의 퇴적물을 방사성 탄소연대측정법으로 조사한 결과, 기원전 2800년 ~기원전 2100년경 신석기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판명됐다. 이는 듀링턴 월스가 만들어진 시대와 거의 일치한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영국 브래퍼드대학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영국 브래퍼드대학

당초 연구팀은 석회암의 특성으로 자연적으로 생긴 구멍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각각의 구멍의 위치 관계를 보다 큰 스케일로 분석을 거듭한 결과, 구멍이 인공물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연구팀의 세인트앤드루스 대학 리처드 베이츠 교수는 "우리는 이것이 자연물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 유적지 주변 선사시대 구멍들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 이미지는 우드헨지(왼쪽 원)와 듀링턴 월스(오른쪽 원)의 위치 관계를 보여준다. 듀링턴 월스의  원모양 직경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영국 브래퍼드대학

더 멀리서 보면, 우드헨지와 듀링턴 월스 너머로 붉은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붉은 점이 이번에 새롭게 확인된 거대한 구멍 유적이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영국 브래퍼드대학

구멍들은 우드헨지와 듀링턴 월스를 둘러싸고 거대한 원형을 그리듯 이어져 있으며,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멀리서 보지 않으면 원형이라는 것을 알 수 없을 정도다. 원형 직경은 무려 2km에 달한다. 스톤헨지(붉은 네모표시)는 해당 원형 외부에 존재한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영국 브래퍼드대학

◆ 신석기 시대 우주관 담고 있어...“전례 없는 중요 발견”

연구팀은 특정 구멍을 20개 발견했지만, 원래는 30개 이상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팀은 구멍에 대해 성지와의 경계를 나타내는 의미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베이츠 교수는 “원형  라인이 특정 사람만 통과할 수 있는 범위일 수 있다"며 듀링턴 월스와 우드헨지 등에 나타나는 여러 울타리가 사회 계층에 따라 들어갈 수 있는 범위를 나타낼 가능성을 지적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제공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신석기 시대의 우주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구멍들의 원 모양 배치는 신석기 시대 우주관을 땅속에 새기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위해 240㎞나 떨어진 곳에서 청석(bluestone)을 끌고 온 흔적이 발견됐다. 신석기 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구멍을 파고 위치를 결정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거리 측정을 위한 어떠한 측정 시스템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빈센트 그래프니 교수는 "듀링턴 월스를 둘러싼 구멍과 원형의 크기는 영국에서 전례가 없는 중요한 발견이다. 듀링턴 월스의 중요성과 스톤헨지 주변에 세워진 기념물의 복잡성, 나아가 신석기 시대 조상들이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방법과 규모로 그들의 우주관을 기록하는 능력과 욕구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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