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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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북전단 비난을 신호탄으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북한의 도발행위가 이어지면서 한반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2018년 한국과 대화노선으로 전환한 이후. 핵 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 중단을 선언하고 도발 행위를 자제해왔다. 2018년 6월과 2019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미국과 직접 비핵화 협상을 벌였지만 구체적인 진전은 없는 상태다.

일본 언론과 관측통들은 남북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으며, 그 이면에는 교착 상태에 빠진 미국과의 핵협상에서 북한이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 한국 압박 통한 대미 메시지 성격 짙어  

일본 주요 언론들은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속보로 전하면서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에 쌓인 불만을 한국에 대한 보여주기식 도발로 표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17일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 당시 북한이 핵시설 완전 폐기를 대가로 대북 경제제재 해제 조치를 요청했지만 미국이 수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충고를 받아들여 미국 측에 제안했지만 결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체면만 구긴 모양새”라고 전했다.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아사히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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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케이 신문은 "지금 북한은 한국과 대화를 단절해도 대미 관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트럼프 행정부를 직접 자극하지만 않는다면 남북 대화가 단절되더라도 당분간 지장이 없다는 계산이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북한이 대미 관계를 결정적으로 악화시킬 수 있는 핵 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아닌 남북 간 긴장을 연출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불만이 궁극적으로는 미국을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북한發 ‘협박 외교’로 남북관계 파국 예고   

북한의 이번 도발이 대북 융화 기조를 유지해온 문재인 정권에 적지 않은 타격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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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북한이 향후 한층 강한 도발에 나서 남북관계의 긴장감이 한층 고조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지난 13일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는 한국 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이 담겨 있다. 2017년 이후 융화 노선을 취해 온 문재인 정권은 타격을 입게 됐다"며 양측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그간 자주 사용하던 '벼랑 끝 전술'의 하나로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NHK는 일본 정부 내부에서는 이번 폭발이 미리 예고한 후 이루어졌다는 사실 등을 토대로 본격적인 군사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주도 하에 일련의 도발이 빠르게 진행됐다는 점을 근거로 북한이 김여정의 권한을 강화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지통신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북한 경제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한국을 적으로 돌려 긴장감을 높여 체제를 강화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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