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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fMRI(기능적 자기 공명 영상: 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는 MRI로 혈류 변화를 감지해 뇌의 활동을 측정하는 기술이다. 뇌의 특정 부위가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수많은 연구에 사용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발표된 수백 건의 연구는 사람의 생각 및 감정과 관련된 뇌 활동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 오랜 연구를 수행한 일부 전문가들은 뇌와 관련된 연구 결론을 도출할 때 사용하는 fMRI 측정값 정확도에 의문을 제기한다. 

미국 듀크대학 심리학·신경과학 교수인 아흐마드 하리리(Ahmad Hariri) 교수는 “fMRI를 이용한 뇌 활동 측정치는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듀크대 연구팀 논문(세이지 저널) 

하리리 교수는 "fMRI로 뇌를 스캔하면, 가령 이름을 기억하고 수를 셀 때 뇌의 어느 부분이 더 활발하게 움직이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뇌의 활동 패턴은 늘 일정한 것은 아니며, 측정할 때마다 측정값이 변하기 때문에 정확한 파악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듀크대 연구팀은  fMRI 기반의 측정 데이터를 활용한 56편 논문에서 다룬 90건의 실험 신뢰성 여부를 확인했다. 해당 논문은 세이지(SAGE) 저널에 게재됐다. 

검증된 연구 가운데, 미국국립보건원(NIH)이 수행한 뇌 활동 인식과 감정 변화를 fMRI로 조사한 연구의 경우, 45명의 실험 참여자를 대상으로 약 4개월 간격으로 뇌 활동을 측정했다. 듀크대 연구팀은 “검증을 통해 측정된 7건의 뇌 활동 중 6건은 측정 결과의 상관관계가 약하며 신뢰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언어 처리와 관련된 뇌 활동은 다소 상관관계는 보였지만 신뢰성이 높다고는 평하기 어려운 결과다”라고 지적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미국국립보건원(NIH) 연구결과(2013)

더니든종합건강발달연구 프로젝트 가운데 20명을 대상으로 1일 2회, 2개월~3개월 간격을 두고 fMRI로 인식과 감정 변화를 측정한 연구에서도 뇌 활동 패턴의 상관관계는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더니든종합건강발달연구 결과(2015) 

아래 이미지는 왼쪽이 미국국립보건원(NIH), 오른쪽이 더니든 연구로 측정된 fMRI 뇌 스캔 사진이다.  따뜻한 색상은 실험 참여자 전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뇌 활동 패턴이고, 차가운 색상은 실험 참여자별로 활동 패턴이 제각각인 신뢰성이 낮은 측정 결과를 의미한다. 위부터 순서대로 ▲감정 ▲언어 ▲인지의 뇌 활동 패턴을 나타내며, 정서 및 인지 활동 패턴에서 특히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듀크대 연구팀 논문

fMRI 측정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하리리 교수는 "뇌 활동 측정 데이터를 1시간 이상 연속으로 수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하리리 교수의 지적 이후, 스탠포드 대학 심리학 교수이자 유명 신경과학자인 러셀 폴드렉Russell Poldrack)은 fMRI를 기반으로 한 본인의 15년 전 연구를 다시 분석하고 있다. 폴드렉 교수는 이번 분석 결과에 대해 "뇌 활동 측정에 대한 신뢰성은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문제시되고 있으며, 듀크대 연구팀의 조사를 통해 fMRI 연구를 보다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연구 발전을 위한 좋은 계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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