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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 불경기는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임금 감소와 실업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호주 멜버른 대학 제니 체스터즈(Jenny Chesters) 교수는 젊은 세대는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기 쉬우며, 이 시기에 불경기를 경험한 사람들은 40년이 지나도 인생의 행복도가 낮은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체스터즈 교수는 "불경기는 젊은층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호주의 1980년대와 1990년대 불경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올해의 경기 침체 역시 젊은층의 고용 타격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2020년 3월 중순~5월 초 호주의 고용·급여 데이터에 따르면, 다양한 연령층에서 고용이 5~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범위를 20대로 한정하면 고용 감소는 10.7%로 치솟는다. 경기 침체는 많은 노동 인구에 영향을 주지만 특히 불안정한 고용 형태와 산업에 종사하는 젊은 세대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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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호주 노동 시장을 강타한 1970년대 중반의 불경기는 1974년 4%대에 불과했던 15세~19세 실업률을 1975년 10%, 1976년에는 12%까지 상승시켰다. 1970년대 당시 호주는 한국 고등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12년 교육을 수료한 사람의 비율이 전체 3분의 1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어린 나이부터 노동을 시작했다.   

체스터즈 교수는 1970년대 중반 불경기가 40년 이상 당시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주고 삶의 행복도를 저하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1970년대 중반 15세~19세에 해당한 사람들은(1961년~1965년 출생자) 이전·이후 출생자에 비해 주관적 행복도가 낮다는 사실이 다양한 행복도 조사에서 나타난다.  

아래 그래프는 2001년부터 실시된 호주 가구·수입·노동력 실태(HILDA) 조사에서 0~10까지 '삶의 만족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다. 

소득·성별·결혼 여부·교육·고용 상황 등 행복도에 관한 다양한 요소를 포함한 것으로, 세로축은 조사 대상이 응답한 '삶의 만족도'이며, 가로축은 '태어난 시기'다. 2001년·2006년·2011년·2016년 4차례에 걸쳐 조사가 이루어졌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호주 HILDA 조사 결과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호주 HILDA 조사 결과

이를 보면, 1961년~1965년 출생자의 행복도는 전후 연령에 비해 낮은 경향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시기에 태어난 사람은 불경기를 경험한 1970년대 중반 이후 40년 가까이 경과한 2016년 조사에서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행복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1980년대 초반과 1990년대 초반 호주에서 경기침체는 반복됐지만, 대학 진학률이 1970년대의 2 배로 증가하면서 연대별 영향은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1961년~1965년에 태어난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낮은 주관적 행복도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체스터즈 교수는 "해당 연령층이 취업하려고 한 시기에 젊은층 실업률이 대폭 증가하면서 이후 삶에도 지속적인 악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불경기가 덮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노동 시장은 회복되는 반면, 노동자로 출발점에 선 시기 불경기에 직면한 영향은 노동시장 회복에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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