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정액서 바이러스 유전물질 검출
성적 전염 가능성 추가 연구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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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남성 환자의 정액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흔적이 발견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관련 논문은 미국 의학저널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코로나19가 성관계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자마 네트워크 오픈'에 게재된 중국 연구팀 논문

호주 매체 ‘더컨버세이션’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 상추시립병원 연구진은 38명의 남성의 정자 샘플을 채취해 조사한 결과 6명에게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SARS-Cov-2)’ RNA가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6명 중 4명은 급성기에 정액을 채취했고, 2명은 회복기에 정액을 채취했다. 

그간 코로나19와 사스 등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대변, 침, 소변에서 검출된 경우는 있었지만 정자에서 검출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 연구에서 "12명의 코로나19 환자에서 정액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정액에 코로나 바이러스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온바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롭게 코로나19 환자의 정액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나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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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연구 결과에 차이에 대해 연구팀은 이전 연구는 경증 코로나19 환자의 회복기 정액을 채취한 반면, 이번에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정액을 채취했다고 설명했다. 

정액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흔적이 발견된 원인과 관련해, 연구진은 고환의 면역특권(immune privilege)이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면역특권이란 전신의 면역 체계에서 격리된 독립된 장기의 경우, 자기 통제로 면역 반응과 염증 반응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것을 의미한다. 뇌·눈·모발·고환 등은 면역특권이 있다고 보고되며, 이러한 부위는 바이러스가 숙주의 면역 반응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2013년~2016년에 유행한 에볼라 연구에 따르면 질병 회복에서 1년 이상이 경과한 후에도 환자 정액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RNA가 검출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으며, 회복 후 몇 달 동안은 성관계를 통한 감염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액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RNA가 검출된 것이 바로 '정액을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액 안에 존재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염성을 가졌는지 파악해야 한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정액 검출이 중증 환자에 국한되는 것인지, 경증 혹은 무증상 환자까지 포함하는지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학계는 코로나19에서 회복 중인 환자 정액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된 만큼, 추후 연구 결과에 따라 새로운 코로나19 예방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이번 연구의 표본 규모가 작고 확정이 어려워 성관계에 따른 전염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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