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손 소독제는 필수…건강을 위한 ‘하우스 클럽’
손 씻기 싫어하던 우리 아이가 바뀌었다

데일리포스트 /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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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헬스장이 포함된 아파트 커뮤니티가 폐쇄되면서 집 창고에 방치했던 짐볼(Gym ball)을 다시 꺼냈고 옷걸이로 전락했던 헬스싸이클(헬스자전거)를 꺼내 거실에서 운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잠시라도 외출할 경우 마스크, 손 소독제, 라텍스 장갑 등을 착용하고 있어요.” (직장인 김윤배)

직장인 김윤배(가명·39) 씨가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를 시작한 이후 변화된 자신의 일과를 간략하게 소개했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는 하루 적게는 5회, 많게는 7회 정도 손을 씻었다.

특별히 손을 자주 씻을 만큼 외부 활동이 많지 않았던 김 씨는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생활습관이 빠르게 바뀌었다.

“하루에 평균적으로 적게는 20회, 많게는 30회 정도 손을 씻고 있는 것 같다.”며 “지인을 만나기 위해 집 근처 커피숍과 마트를 방문하거나 저녁에 반려견과 함께 아파트 단지 내 공원을 산책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예민하다 싶을 만큼 손 발을 자주 씻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가 전염병 예방을 위한 대응이 이뿐만이 아니다. 마트에서 음료 등 물건을 구입하면 필수적으로 야채를 비롯해 심지어 음료수까지 깨끗하게 세척해야만 마음이 놓일 수 있다고 한다.

지난해 중국 우한으로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감염증이 이제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창궐 중반만 하더라도 ‘아직은’이라며 관망세를 유지했던 WHO(세계 보건기구)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선언이 공식화되면서 말 그대로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재앙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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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세기 유럽에서 창궐해 최대 2억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 이른바 ‘신이 내린 형벌’로 기록된 흑사병(Yersinia Pestis) 창궐 당시 상당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이탈리아는 수 세기의 세월이 지난 21세기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제2의 흑사병 환란을 겪고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 혁신 과학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21세 시대에서 말이다.

인공지능 로봇과 무인비행기(드론), IoT(사물인터넷) 등 혁신 기술이 발달하고 있지만 전염병 앞에서는 무용지물인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는 사람과 사람간 접촉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이 한창이다.

과거 신의 형벌로 알려진 흑사병 만큼이나 코로나19 역시 사람간 접촉으로 전염되는 만큼 외부 활동을 줄여 전염을 줄이자는 사회적 약속이 생긴 것이다.

코로나19 감염증은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생활패턴을 한순간에 바꿔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이 많은 곳은 의식적으로 피하게 됐고 잠시라도 외출에 나섰다면 어김없이 호주머니에서 손 세정제를 꺼내 골고루 닦고 또 닦는게 일상이 됐다.

모든 다중이용 시설이 폐쇄되면서 집이 곧 직장이 됐고 놀이터가 됐으며 휘트니스가 됐다. 게으른 탓에 창고에 방치했던 운동기구들이 하나 둘 거실을 메우며 어느새 아파트 거실은 ‘하우스 클럽’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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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직장인 김 씨 뿐 아니라 아이들 역시 부모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들이 스스로 마스크를 챙기고 손 세척에 유난을 떨기도 한다.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박보배(가명·34) 씨는 “평소 씻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가 시키지 않아도 수시로 세면대를 찾아 손을 꼼꼼하게 닦는다.”면서 “개학이 연기돼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 나설 때도 마스크를 빼지 않고 착용할 만큼 코로나19가 아이의 습관도 바꿔놨다.”고 말했다.

의학 전문가들은 질병의 60%가 손을 통해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손을 깨끗이 씻는 것만으로도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손은 언제나 바쁘게 움직이면서 무엇인가 잡고 만지면서 각종 유해 세균이 가장 만이 접촉하는 부위다. 손에 묻은 미세한 입자의 균은 육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눈과 코, 그리고 입과 피부 등을 통해 옮겨진다.

그만큼 손은 세균의 접촉이 가장 많은 인체 부위 중 하나다. 세균의 전염을 방지하기 위해 무엇보다 수시로 손을 씻는 것이 중요한데 요즘처럼 코로나19 여파로 손 씻기 횟수가 늘어난 경우 자칫 피부 손상이 우려될 수 있다.

평소보다 더 많이 청결에 신경써야 하는 요즘과 같이 자주 손을 씻으면 피부 표면이 갈라지고 각질이 두드러지는 피부건조증이 우려된다.

이는 손과 발의 경우 땀샘이 많이 분포돼 있기 때문에 자주 씻을 경우 땀 분비가 줄거나 저하돼 건조증이 유발될 수 있다. 때문에 손을 씻은 후 보습을 위한 핸드크림 등을 고르게 발라줘야 한다.

피부과 전문의는 “앞서 언급한 김 씨처럼 하루 20~30회 이상 비누를 이용해 손을 씻을 경우 피부 지질층이 소실돼 표피를 통한 수분 소실이 증가하고 피부 보호막 파괴 등이 생길 수 있다.”면서 “손을 씻고 3분 이내 유분이 충분한 핸드크림을 발라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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