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6일 2·8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빅3' 대결이 친노계 문재인 대 비노계 박지원의 1 대 1 대결로 전대 구도가 재편됐다.



정 의원은 26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전당대회는 당이 분열에서 통합으로 나아가는 절체절명의 기회”라며 “국민 요구와 당원들 열망에 부응하고자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이번 전대가 통합과 희망, 미래를 함께 녹이는 혁명적 용광로가 되도록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이번 전대가 당내 최대주주들의 경쟁으로 치달으면 안된다는 요구에 호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당내 초·재선 의원 30여명은 빅3의 동반 불출마를 요구해 왔다.



정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세 사람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그분들 주장이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보고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분열하고 편가르기하는 전대가 돼선 안된다”며 두 의원의 경쟁을 우회 비판했다.



후보 등록을 사흘 앞두고 정 의원이 물러나면서 새정치연합 전대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박 의원과 문 의원의 양강 구도로 재편된 것이다. 사실상 ‘친노 대 비노'의 완충 없는 정면대결로 바뀐 셈이다.



빅3 동반 불출마를 요구해 온 의원들은 이날 두 의원의 용퇴를 촉구했지만 박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정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두고 “충격이다. 죄송하다. 당 혁신과 대선 승리를 위해 잘하겠다”고 썼다. 문 의원은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열린 대경포럼 행사 직전 기자들과 만나 “안타깝다. 국민들에게 박수받는 훌륭한 전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변함없는' 출마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정 의원 불출마는 양강 후보들의 유불리에도 무시못할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의원 불출마가 박 의원에게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한 갈래다. 정 의원 지지층이 ‘호남 3, 친노 1' 정도 분포임을 감안하면 박 의원 쪽으로의 표심 이동폭이 더 클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이는 ‘문재인 대세론'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전망으로도 이어진다. 당 관계자는 “다자 구도에서 양자 구도로 전환하면 표 분산도 줄어들고 여론조사 결과도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이 권리당원과 대의원(75%)에 견줘 상대적으로 국민여론조사(25%)에서 문 의원에게 뒤처졌다는 점에서 ‘1 대 1' 구도로 추격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이와 달리 ‘문재인 대세론'을 굳힐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정 의원 표는 결집력이 낮아 분산될 수밖에 없다”(원내 관계자)는 것이다. ‘정세균 표'가 분산되면 ‘밴드왜건(승산 있는 후보를 지지하는 현상) 효과'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호남 후보 난립도 양자 구도를 흐트러뜨릴 수 있어 문 의원에게 유리하다.



새정치연합 전대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강력한 제3후보 등장 여부로 모아지고 있다. 양강 구도가 최악의 계파 대결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는 전대가 세대교체·혁신·수권비전 등을 위한 무대로 전환돼야 한다는 당내 요구와 연결된다. 이런 측면에서 기대를 모았던 김부겸 전 의원은 불출마하기로 결정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