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없는 사회, 취약계층(빈곤·노년층) 더 소외될 수도"

데일리포스트=현금 없는 사회...빈곤층은 더 괴롭다
데일리포스트=현금 없는 사회...빈곤층은 더 괴롭다

[데일리포스트=김민지 기자] "나 돈(현금) 없는데?"

지갑에 현금 한 푼 없어도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는 세상에 지금 우리는 살고 있다. 카드지갑만 들고 다니거나, 지갑도 없이 스마트폰만 결제를 하는 것도 일상화됐다.

그런데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속도 내고 있는 '현금 없는 사회'는 좋기만 한 흐름인 걸까?

'편리함', 현금 없는 사회의 최대 장점

가장 큰 '현금 없는 사회'의 장점은 현금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어지니 '편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중앙은행이 화폐를 만들고 관리하는데 필요한 비용도 줄어들게 된다.

해킹 등 온라인 피해에 대한 사전 대비는 필요하겠지만 물질적 돈과 관련된 범죄가 줄어들 것이라는 것도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돈 이외의 결제 수단으로만 소비를 하면 영수증 등을 따로 모으거나 기록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자신의 소비 패턴을 분석하기 편하게 될 것이다. 돈을 내기 위해 줄을 서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도 없고, 계좌를 이체하는 속도 또한 빠르고 투명해질 것이 분명하다.

현금 없는 사회, 취약계층 더 소외될 수도

그러나 이러한 당연한 듯한 흐름을 우려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우선 가장 큰 현금없는 사회의 장점으로 꼽히고도 있는 '편리성'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금 없는 사회에서는 누군가 원한다면 한 개인이 어디에서 결제를 했고, 얼마를 사용했는지 사생활이 쉽게 노출된다. 이는 개인의 활동 정보가 정부, 기업 등에 제공될 수 있다는 것. 즉, 소수가 다수를 통제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스마트폰으로 결제를 한다는 개념조차 어색한 노년층, 그리고 카드, 또는 스마트폰을 소유할 수 없는 빈곤층은 현금 없는 사회로 진입하면 더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예로 가장 빠르게 현금 없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스웨덴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단체 현금 반란(kontantupproret)은 "현금이 사라진 다는 것은 민주주의, 프라이버시, 개인의 자유에 큰 위협"이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모바일에 익숙한 청년층들이 '빅브라더'에 대한 우려 속에 다시 현금 사용을 시작했다는 통계가 확인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물론, 현금이 없어지고, 이를 대체하는 결제 수단이 보편화되고 있다는 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현금 없는 사회'를 맞이할 준비를 잘 할 필요가 있다.이에 부작용이 예상되는 부분에 대한 선대응을 해야 하고, 취약계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별도의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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