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27일 “기득권을 내려놓고 밀알과 밑거름이 되겠다”며 최근 일고 있는 진보 진영 신당 창당 흐름에 동참할 뜻을 시사했다.


정 고문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서 연구모임인 '대륙으로 가는 길' 등 지지자들과 송년회를 겸한 모임을 갖고 자신의 거취에 대해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길을 가는 데 있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밀알과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고 최규식 전 의원이 전했다.



'대륙으로 가는 길' 소장인 최 전 의원은 "지지자 22명이 발언했는데 '국민모임 105인 성명이 시대적 요청이고 국민의 외침이다. 이를 따르는 게 정 고문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맞다. 정 고문의 결단에 맡기겠다'는 게 결론이었다"고 말했다.



국민모임은 학계·종교계·문화예술계·노동계 등 각계 진보인사 105명이 참여한 단체로, 신당 등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하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최 전 의원은 "신중했으면 좋겠다는 소수 의견이 있었지만,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건설을 촉구하는 국민모임 105인 성명에 부응해서 나아가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지지자들의 의견이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국민모임 참여로 모아짐에 따라 정 고문이 신당 창당 작업에 참여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최 전 의원은 다만 정 고문이 이날 신당 창당 작업 합류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라면서도 "정 고문의 결단만 남았다. (결단 시점은) 연내일지 연초일지 모르지만 아주 멀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모임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많은 분들의 얘기를 들었고 더 깊이 생각하겠다. 연말 연초에 당 안팎의 원로분들도 더 많이 찾아뵙고 지혜를 구하겠다"면서 결단 시기에 대해선 "너무 늦지 않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결심을 한 게 아니냐', '신당 창당 참여로 마음을 굳힌 게 아니냐'는 등 잇단 질문에도 "뭘 하든지 밀알과 밑거름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말씀을 더 듣겠다"며 거듭 결론을 유보했다.



그는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26일) "(정 고문) 본인이 '구당(求黨)'이란 표현을 썼는데 탈당하면서 구당이라고 하면 안 된다"며 탈당을 만류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서도 "아무것도 결정한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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