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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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손지애 기자] ‘얼굴을 감추거나 달리 꾸미기 위하여 나무, 종이, 흙 따위로 만들어 얼굴에 쓰는 물건. 병균이나 먼지 따위를 막기 위하여 입과 코를 가리는 물건.‘

국어사전에는 ‘마스크(mask)'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넓은 의미로 ’무엇인가를 가리면‘ 마스크라고 해도 무방하다.

공연이나 무도회 등에서 도구로서 얼굴에 쓰는 ‘가면’, ‘탈’도 마스크에 해당한다. 먼지, 독가스, 화산재 등 유해 물질의 흡입을 막기 위해 얼굴에 착용하는 마스크도 있다. 또 기온이 떨어진 날에 추위를 막기 위해서도 사용된다.

이처럼 마스크의 활용 범위와 정의는 굉장히 광범위하다.

요즘과 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신종 코로나) 등 전염병이 확산하고, 미세먼지 등 유해물질을 차단하기 위한 ‘보호용 마스크’는 생존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됐다.

스펀지부터 동물 방광까지....마스크 재료의 변천

유해물질로부터 코와 입을 보호하는 용도의 마스크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인에 의해 최초로 사용된 것으로 역사 기록에 적혀있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연기를 피워 적을 숨쉬기 곤란하게 하는 화학전이 많이 벌어졌다. 병사들은 연기를 흡입하지 않기 위해 ‘스펀지’를 사용했던 것이 보호용 마스크의 기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원 전 로마에서는 광산 노동자들이 납 산화 먼지를 흡입하지 못하도록 호흡기를 보호하기 위해 ‘동물 방광’으로 만든 방진마스크를 썼다고 한다. 16세기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화학 무기의 독성물질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하기 위해 ‘젖은 천’을 사용한 마스크를 설계하기도 했다.

또 중세 유럽에서 흑사병이 돌때 의사들은 얼굴 전면을 ‘새 부리가 달린 것 같은 기묘한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한다. 당시 전염병이 공기를 통해 감염된다고 믿은 의사들은 긴 부리 부분에 허브 등 좋은 향기가 나는 물질을 넣어 공기를 정화시키면 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당시 의사와 간호사들은 전염병에 걸리거나 중증 환자들을 진료할 때 코와 입, 얼굴 전체에 ‘붕대’를 칭칭 감고 호흡기를 통한 감염이나 세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했다고 한다.

제1차 세계대전(1914~1918) 이후에는 화학 무기에 대한 방어 장치로서 방진 및 방독마스크 사용에 대한 관심이 컸다. 1930년대 ‘부직포’로 만든 효율적이면서 저렴한 필터가 부착된 마스크가 만들어졌고 그 이후에는 호흡에 거의 저항을 주지 않고 미립자 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매우 미세한 ‘유리섬유’로 만들어진 필터 마스크가 생겼다.

또 1918~1919년 전 세계에서는 ‘스페인 독감’으로 불린 전염병으로 마스크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미국 시카고 부근에서 시작돼 전 세계적으로 번져나가며 5천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치명적인 독감이었다.

이 외에도 1만2천명의 사망자를 낸 런던의 ‘대형 스모그(1952년)’,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한 ‘로스앤젤레스 스모그(1954년)’ 등 오염 사례가 이어지면서 마스크는 보다 정교하고 효율적인 재료와 기술로 계속 발전했다. 

마스크, 알고 제대로 쓰자

현재 보건당국은 시민들과 신종 코로나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료진에게 ‘N95’ 또는 ‘KF94’ 등급의 마스크를 쓰라고 권장한다.

이런 보건용 마스크와 일반 마스크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필터’다. 유해물질을 막을 수 있는 보건용 마스크에는 특수필터가 장착돼 있다.

마스크 등급은 내부 필터 성능에 따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 KF80, KF94, KF99 또는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인증하는 N95, R95, P95 등급으로 나눠진다.

여기서 KF는 ‘입자 차단 성능(Korea Filter)'을 의미한다. KF80, KF94, K99 숫자의 의미는 높을수록 차단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KF80은 평균입자크기 0.6μm(마이크로미터)를 80% 이상 차단해주고, KF94와 KF99의 경우 평균입자크기 0.4μm를 94%, 99% 이상 차단한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보건용 마스크 가격이 오르고, 부족현상이 빚어지면서 마스크를 구입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중국 현지에서 신종 코로나용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이들이 생수통, 과일껍질, 속옷 등으로 만든 자체 제작 마스크를 착용한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올라왔다. 마스크 품절 대란이 연출해낸 웃지못할 장면들이다.

일반 마스크라도 안 쓰는 것보다 낫다는 게 의학계의 의견이다. 일반 마스크로 코와 입 주변을 가릴 경우 비말(침방울) 감염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생수통, 과일껍질 등으로 만들어진 정체불명의 마스크 보다는 차라리 일반 마스크를 쓰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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