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심판과 같았던 호주 산불…야생동물 구호 ‘손길’
최후의 심판과 같았던 호주 산불…야생동물 구호 ‘손길’
  • 손지애 기자
  • 승인 2020.01.07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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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구호단체, 삶의 터전 잃은 동물 위해 ‘뜨개질 안식처’ 제공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 / 호주 소방청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 / 호주 소방청

[데일리포스트=손지애 기자] “제 딸과 아들이 오늘 34개의 보호 주머니를 만들었어요. 이 주머니가 산불로 보금자리를 잃은 야생동물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미국 자원봉사자)

“가능한 많은 캥거루 주머니를 짤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몇몇 직물가게 등에 도움을 청하고 뜨개질을 위한 천과 실을 기부 받기로 했습니다.”(뉴질랜드 자원봉사자)

핏빛처럼 불게 물든 하늘과 잿빛 가득한 산야…4개월에 걸친 재앙과 같은 호주 산불은 마치 거대한 재난 영화의 한 장면과 같았다. 앞서 호주 뉴스 미디어에서 언급한 핏빛과 잿빛의 인용문은 실제로 화재의 중심에 선 호주 남동부 지역 하늘의 모습이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거대한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호주는 현재 섭씨 50도를 육박하며 기록적인 폭염과 거센 바람의 영향으로 산불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 정부는 이번 산불로 지금까지 500만 헥타르(5만㎢) 이상 면적의 임야가 파괴됐고 25명이 목숨을 잃었다. 소중한 생명을 잃은 것은 인간만이 아니다.

시드니대 연구진에 따르면 야생동물 약 5억 마리가 이번 산불로 희생됐다. 그 가운데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인 코알라와 캥거루 수만 마리가 화마 속에 타죽었다고 로이터통신, CBS 뉴스 등 외신이 전했다.

불타 죽은 채 철조망에 걸려있거나 온몸에 화상을 입고 어미를 잃은 코알라, 캥거루 등의 영상이 소셜 미디어에 오르면서 전 세계에서 ‘호주 동물 구하기’ 운동이 산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 중에서 직접 뜨개질하거나 베개 주머니 등 천 조각을 꿰매 산불로 보금자리를 잃은 호주 야생동물들을 위한 따뜻한 '집' 만들어주기 운동이 커다란 울림으로 전 세계인들을 자극하고 있다.

동물구호공예조합(The Animal Rescue Craft Guild)은 털실로 짠 캥거루 새끼 주머니, 새 둥지를 비롯해 화상 당한 코알라의 손을 감쌀 장갑, 박쥐 감싸개 등 물품들이 미국, 영국, 홍콩, 프랑스, 독일 등 전 세계 각지에서 속속 도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합의 창립멤버인 벨린다 오렐라나 씨는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놀라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구호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고 말했다.

강아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을 위한 담요와 옷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중순 설립된 동물구호공예조합은 불과 몇 개월 만에 공식 페이스북 회원 수 7만5000명을 돌파했다.

호주 산불 이후 공식 페이스북 역시 전 세계 구호활동가들이 직접 만든 보호 주머니 등 사진과 함께,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가 실시간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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