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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정태섭 기자]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최근 투자 실적 부진 등으로 여러 대형 스타트업에서 일제히 손을 뗀 것으로 밝혀졌다. 

그 배경으로 소프트뱅크가 거액을 투자한 미국 사무실 공유 서비스 기업 ‘위워크(WeWork)’의 기업공개(IPO) 실패와 반려견 산책 대행앱 ‘왜그 랩스(Wag Labs)’ 사업철수 등 잇단 투자 부진이 지적되고 있다.

글로벌 IT 밸트 조성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VF)'는 손정의 회장이 주도적으로 설립한 10조엔 규모 투자 펀드로,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을 인수하는 등 일련의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가 SVF 통해 30억 달러를 투자한 위워크는 창업자인 아담 뉴먼 전 CEO의 스캔들과 자금조달 실패 등으로 당초 예정된 IPO를 포기했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의 대규모 손실로 인해 지난해 3분기(7-9월) 14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며 최악의 실적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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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경영 손실을 떠안은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12월 3억 달러를 투자한 반려견 산책 대행앱 ‘왜그 랩스’의 주식까지 매각하고 경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뉴스 사이트 악시오스(Axios)가 소프트뱅크가 3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연달아 철회했다고 밝혔다. 그 중 하나인 홈 헬스케어 스타트업 아너(Honor)의 경우, 지난해 12월 1억5000만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12월 중순 갑자기 "손정의 회장이 생각을 바꿨다"며 협의 중단을 통보했다. 소프트뱅크는 결정 번복의 이유도 따로 밝히고 않았다. 

두 번째 스타트업은 샌디에고에 본사를 둔 소프트웨어 제작업체 시스믹(Seismic)이다. 시스믹은 당초 SVF 1호 펀드의 마지막 투자 대상으로 거론됐지만, 협의가 장기화되면서 2호 펀드로 투자할 예정이었다.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시스믹 더그 윈터(Doug Winter) CEO와 손정의 회장이 지난해 10월 일본에서 직접 만났지만, 머지않아 이 협의 역시 흐지부지됐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CEO 

소프트뱅크가 포기한 마지막 스타트업은 크리에이터(Creator)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햄버거 제조 로봇개발 기업으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벤처투자조직 GV의 투자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크리에이터와 소프트뱅크의 협상도 결국 성사되지는 못했다.  

악시오스는 "여러 제보자의 이야기를 종합해 볼 때, 소프트뱅크가 이처럼 스타트업에서 손을 떼는 것은 SVF 2호 펀드가 자금조달, 특히 외부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소식통들은 위워크 실패가 도쿄에 일종의 '쉘쇼크(ShellShock)'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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