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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정태섭 기자] 대기 오염은 호흡기 등의 질병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으며, 지난해 사람의 지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이런 가운데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등 공동연구팀이 "대기오염 악화가 폭력 범죄의 발생 건수 증가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FBI가 관리하는 범죄관련 데이터베이스(National Incident-Based Reporting System) ▲미환경보호국이 관측한 2006년~2013년 대기오염 데이터, ▲미국 해양대기청 해저드 매핑 시스템이 제공하는 위성영상의 산불연기로 인한 오염 데이터 등 세 가지 상세 데이터를 교차 분석했다.

학술정보 사이트인 ‘사이언스다이렉트(Sciencedirect)’에 등재된 연구팀 논문
사이언스다이렉트(Sciencedirect)에 등재된 연구팀 논문

대기오염과 범죄와의 관련성 분석 결과, 대기 중 미세먼지(PM2.5)를 비롯한 오염물질 증가로 FBI 분류에서 ‘폭력적인 범죄’에 해당하는 범죄 발생률이 실제로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PM2.5 양이 10㎍/㎥ 증가하면 폭력범죄 발생률은 1.4% 증가, 대기오염 물질인 옥시던트(photochemical oxidant) 주성분인 오존 농도가 0.01ppm 증가하면 폭력범죄는 0.97% 증가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단, 대기오염으로 발생하는 비율이 증가하는 것은 폭력 범죄로 한정되며, 절도 등 다른 카테고리에 분류되는 범죄는 증가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에 대해 “대기오염으로 단순히 폭력적인 행위뿐 아니라 폭언 등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며 “오염이 심해질수록 사람들이 다소 공격적으로 변해 논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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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에 참여한 콜로라도 주립대 제시 버크하트(Jesse Burkhardt) 교수는 "몇 년 전, 내가 사는 포트콜린스 지역은 산불로 큰 피해를 경험했다. 이후 대기오염으로 인한 좌절과 공격성 증가가 범죄 데이터 통계로도 나타나는지 파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대기오염과 범죄율의 상관관계에 한정된 것으로 대기오염이 사람 행동에 미치는 생리적·기계학적 관계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다. 연구팀은 “경제적 추산으로 PM2.5를 하루에 10% 줄이면 범죄에 대한 정부 지출을 140억달러(16조 4668억원) 절감할 수 있다. 이는 지금까지 간과된 대기오염 비용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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