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티몬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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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곽민구 기자] 타임커머스 기업 티몬(대표 이진원)이 방사능 노출에서 안전하지 않은 일본 후쿠시마 숙박 상품을 판매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일본에서 개최되는 ‘2020 도쿄 올림픽’이 다가옴에 따라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가 세계 각국에서 쏟아지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이 여전히 심각함에도 일본과 IOC는 이와 관련해 어떤 대책도 없이 올림픽 진행을 강행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얼마 전 태풍으로 특정 지역 방사능 수치가 크게 상승한 곳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최근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수석원전전문가 숀 버니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인근의 방사능 오염을 직접 조사 후 오염도가 여전히 심각함을 밝히며 “후쿠시마현 같은 경우에는 약 70%가 산이나 숲으로 되어 있다 보니까 이런 자연에 존재하는 세슘 같은 방사능 물질들은 아마도 한 200년, 300년 동안 계속 갈 거라고 본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티몬은 후쿠시마에 위치한 숙박 상품을 버젓이 판매하고 있었다. 숙박 상품 중에는 방사능 누출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 제1원전의 소재지인 후타바군에서 100km도 떨어지지 않은 곳도 있었다. 한국으로 보면 서울시청을 기준으로 춘천까지의 거리 정도다.

티몬이 후쿠시마 숙박 상품을 판매하며 방사능 노출 위험에 대한 안전성을 파악했을 지에 궁금증이 일었다. 단순히 일본 측의 주장만을 신뢰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일본 측은 도쿄를 비롯해 후쿠시마 원전에서 40km 떨어진 이와키시 지역의 방사선량을 근거로 해외 주요도시와 동등한 수준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수치는 대기 중 방사선량을 측정한 것으로, 해당지역 지하수나 토양의 방사능 수치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실제로 그린피스가 태풍 이후 후쿠시마 인근 지역의 강물과 숲을 조사한 결과 2017년보다 몇 배 이상 높은 방사능 수치가 나왔다.

후쿠시마 숙박 상품 판매에 대해 묻자, 티몬 홍보 담당자는 당혹감을 내비쳤다. 그는 “티몬 내에서 후쿠시마 숙박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는 걸 처음 들었다. 자체 등록 상품이 아닌 제휴 온라인 여행사의 홈페이지 등록 상품이 자동으로 노출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숙박 상품의 경우 제휴사와 연계해 상품을 내놓기에 티몬 내에서 이를 파악하지 못했을 수 있다. 그러나 후쿠시마 숙박 상품 중에서는 높은 할인 혜택을 주는 ‘블랙쿠폰’이 적용된 상품도 있어 책임을 피하긴 힘들어 보인다.

이에 대해 티몬 담당자는 “엄청난 수의 상품을 사람이 일일이 분류하고 가릴 수 없어서 기계적으로 분류를 하고 있다. 블랙쿠폰 역시도 수수료 등 회사에서 정한 내부 기준에 맞는 상품에 자동으로 적용이 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옥션의 ‘후쿠시마 쌀’ 판매 논란과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몸을 사린 대형 e커머스들에서는 국민 정서를 고려해 후쿠시마와 관련된 상품은 방사능측정기와 서적만을 판매하고 있었다. 11번가의 경우 후쿠시마와 관련된 상품을 검색조차 제한돼 있었다.

이에대해 티몬 홍보 담당자는 “자체적 제한을 하지 못해 후쿠시마 숙박 상품이 등록 됐더라도 이 상품의 구매 여부를 판단하는 건 결국 구매자다. 그곳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구매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티몬 고객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답변임은 분명했다. 뒤집어 생각하면 티몬 내에서 위험 상품이 의도치 않게 노출될 수 있으나, 그 위험 여부를 판단하고 구매하는 것은 구매자의 몫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참고로 해당 숙박 상품 고시에는 안전과 관련된 어떠한 주의도 적혀있지 않았다.

어떤 상품이든 필요한 사람(수요)이 있을 수도 있기에 상품 검색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는 티몬. <데일리포스트>의 취재가 진행되자 티몬은 금세 ‘검색 제한’ 의사를 밝혔다.

티몬 관계자는 “국민 정서상 후쿠시마 숙박 상품을 티몬 사이트 내에서 검색되지 않게 하기로 내부 결정을 내렸다. 금일 중 막을 계획이다”고 조치 내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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