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은행의 연간 순이익이 6조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의 경우 홀로 2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은행의 지난 한 해 동안 순이익(지배주주 귀속 기준, 추정치)은 6조3051억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인 지난 2013년의 연간 순이익 4조5623억원보다 38.19% 늘어난 규모다. 4개사의 순이익은 지난 2011년 8조8322억원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다 상승 반전했다.



회사별로 보면, 신한금융은 1년 전보다 14.43% 늘어난 2조1775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4개사 중 유일하게 2조원대를 달성했다. 4대 금융 중에선 2012년 역시 신한금융이 2조36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후 '2조원 클럽'이 자취를 감췄었다. KB금융은 1년 전보다 19.44%늘어난 올해 1조5056억원의 순이익을, 하나금융은 17.06% 늘어난 1조932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은 무려 228.6%증가한 1조5288억원의 순이익이 전망된다.



이 같은 수익 개선은 무엇보다도 대기업 부실이 한 해 전에 비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자산 건전성도 지속적으로 좋아졌다. 일회성 수익도 상당했다. 특히 우리금융은 과거 자회사였던 경남·광주은행 매각 과정에서 법인세 등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통과가 지연되면서 2013년 말 6043억원의 세금을 우선 부담했지만, 지난해 2분기 국회를 통과하면서 고스란히 환인돼 순이익이 대폭 증가했다.



여기에 무엇보다도 2013년 4개사의 수익성이 '바닥'을 친 것이 가장 큰 덕분에 올해 실적 개선이 유난히 눈에 띈다는 평가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수익성 핵심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더 악화됐고, 저성장이 장기화되는 등 작년 역시 실적 개선의 여지는 별로 없었다"면서도 "2013년 실적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던 탓에 고전 속에서도 '턴 어라운드'가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승세가 현실화될지는 불투명하다. 연초부터 암초가 상당하다. 우선 현대증권은 주요 금융지주사의 4분기 순이익 전망치를 증권가의 컨센서스에 비해 대폭 하향 전망했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평가손실 영향이 적지 않고, 특히 KB금융과 하나금융에 대해선 "대한전선의 분식회계에 따른 보유주식 가격 폭락" 등을 이유로 꼽았다.



신한금융의 독주 구도가 새해 계속될지도 관심사다. KB금융은 CEO 교체 후 영업력 강화 흐름과 LIG손해보험 인수 후 시너지 효과가 변수다. 또 하나금융은 숙원 과제인 하나·외환은행의 조기 통합, 우리은행은 역시 CEO 교체와 민영화를 앞둔 기업가치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비은행부문의 '선방'을 바탕으로 1위 자리를 지켰던 신한금융의 아성이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금융권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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