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이날 오전 '선(先)통합 후(後)협상'의 입장을 표명한 가운데 노조측은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하며 "금융위가 노사간 대화가 이뤄질수 있도록 균형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을 위한 대화는 양측의 의견충돌로 파행을 거듭, 현재 대화가 중단된 상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작년 7월 이후 하나와 외환 간 노사 합의를 6개월 동안 기다려왔다. 이제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면서 "아직까지 노사 합의에 진전이 없는 데 대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와 외환에 이미 충분한 시간을 줬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관련 사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노사가 좀더 진정성있게 대화에 나서라는 촉구로 이해하고 있다"며 "당사자로서 책임있는 자세를 가지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당국이 6개월을 기다렸다고 하지만 그것은 하나금융지주측의 일방적인 조기통합 선언 이후의 시간"이라며 "실질적인 합의 시간은 1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무기계약직 문제도 이날 다뤄졌다.
김 노조위원장은 "무기계약직 정규직 전환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는데 조기통합문제와는 사실상 관련이 없는 문제다"고 설명하며 "정규직 전환 문제는 통합의 전제조건이 아니라 저절로 해결되야 하는 문제로 자연스럽게 논의 되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조기통합은 구두로 합의한 '대회기구 발족 합의문'을 지주측이 지키지 않아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합의문에 따르면 IT통합, 통합추진단 인사발령, 합병승인신청 등 통합절차를 대화를 진행하는 동안 중단하기로 하고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김 노조위원장은 "실질적 대화개시를 막고 있는 '대화 기구 발족 합의문' 관련 논의를 중단하고 곧바로 '본협상'에 들어갈 것을 지난 11일 하나지주에 공식 제안했다"며 "60일 기한의 '본협상'에서 합의가 이뤄질 경우 기존의 2.17 합의를 계승 및 발전시킨 새로운 합의서가 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는 노조의 제안에 아직까지 아무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