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많이 쓰면 칼로리 소모도 늘어날까?
머리를 많이 쓰면 칼로리 소모도 늘어날까?
  • 김정은 기자
  • 승인 2019.11.12 1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 Pixabay 제공)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제공)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과거 연구를 통해 ‘뇌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평소보다 12% 더 많은 포도당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렇다면 포도당을 유일한 에너지원으로 하는 뇌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면 얼마나 많은 칼로리가 소비될까?

1984년에 개최된 세계 체스 챔피언 타이틀 매치는 구소련 출신의 선수 아나톨리 카르포브(Anatoly Karpov)의 '쇠약'을 이유로 돌연 중단됐다. 코르포브의 체중은 대회 기간 동안 10kg 이상 빠졌으며, 당시 그의 수척한 모습은 대회 주최자가 "더 이상의 대국은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할 정도였다.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제공)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제공)

대국중인 프로 체스선수가 하루에 소모하는 열량은 프로 운동선수에 필적하는 평균 6000kcal이며, 이는 일반인의 약 3배에 달한다.

 ◆ 뇌, 존재만으로 많은 칼로리 소비

성인의 뇌 무게는 남성 1350~1500g, 여성 1200~1250g 정도로 평균 체중의 약 2%에 불과하다. 하지만 뇌는 포도당 형태로 하루에 350~450kcal를 소비하며 이는 기초적 인체 칼로리의 20~25%를 차지한다. 몸이 충분히 성장하지 않은 아이들일수록 이 비율은 더욱 커져 5~6세 어린이는 전체 칼로리의 60%가 뇌에서 소비된다.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elements.envato 제공)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elements.envato 제공)

이러한 경향은 일부 동물에서도 나타난다. 난쟁이 원숭이라고도 불리는 피그미마모셋이나 다람쥐 크기의 나무뒤쥐목처럼 작은 포유동물은 사람처럼 몸 전체 소비열량에서 차지하는 뇌 소비열량 비율이 높다. 이를 밝혀낸 듀크대학 진화인류학자인 더그 보이어(Doug Boyer)는 "몸 크기에 비해 뇌의 크기가 클수록 뇌가 소비하는 칼로리 비율도 높아진다"고 추정했다. 

또한 보이어 교수의 공동연구자인 아리안나 해링턴(Arianna Harrington)은 과학 매체인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와의 인터뷰에서 "뇌에 전달된 에너지 대부분은 신경세포의 시냅스 발화에 쓰인다. 이 과정은 수면 중에도 각 장기의 기능을 제어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즉,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뇌는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고 있다는 의미다.

◆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뇌의 칼로리는 일정

다시 "존재만으로 대량의 칼로리를 소비하는 뇌를 풀가동시키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이 질문에 캐나다 오타와 대학의 신경과학 교수인 클로드 메시에(Claude Messier)는 "사실 칼로리는 거의 일정하다"고 답한다. 

메시에 교수에 따르면 사람이 무언가에 새롭게 집중하면 학습을 위한 뇌의 영역에서 많은 양의 칼로리를 소비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뇌가 해당 영역에 보낼 혈류량을 늘려 에너지 배분을 바꾼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결국 뇌 전체의 에너지 총량은 거의 같다는 것.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xhere 제공)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xhere 제공)

메시에 교수는 "신경과학자들은 뇌의 활동을 ‘보닛 안(under the hood)’이라고 표현한다. 대부분의 뇌 기능은 우리가 자각할 수 없는 무의식중에 이루어진다는 뜻"이라며 무언가를 새롭게 배우고 고민하는 의식적 활동과 뇌의 칼로리는 무관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체스선수인 카르포브가 시합에서 대량의 칼로리를 소비해 체중이 급감한 이유도 사실 두뇌와는 크게 관계가 없다는 것도 밝혀졌다. 체스를 두는 동안 카르포브는 호흡이 평소보다 3배 빨라지고 근육이 수축해 혈압이 상승했다. 이러한 육체적 긴장이 칼로리 소비를 늘렸고, 정신적 중압감에 따른 식사량 감소 및 불규칙한 식습관과 맞물리며 빠르게 체중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망누스 칼센(Magnus Carlsen,2016 체스 올림피아드)
망누스 칼센(Magnus Carlsen,2016 체스 올림피아드)

이에 따라 최근 프로 체스선수는 체력훈련 및 조깅을 생활화하고 체력 증진에 힘쓰고 있다. 노르웨이 출신 체스 그랜드 마스터인 망누스 칼센(Magnus Carlsen)은 과거 인터뷰에서 “세계 챔피언에 오르기 위해 체스를 하기 위한 최적의 앉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