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flickr.com)
(출처: flickr.com)

[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 수술시 수혈이나 혈액 제제의 제조 등에 사용되는 혈액은 일반인의 헌혈로 조달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 적십자사 헌혈버스나 혈액의 집 등에서 가능하다. 

혈액은 ‘생명’과 관련된 문제지만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혈액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헌혈 비중의 70% 가까이 차지하는 10대~20대 헌혈자 수가 최근 3년간 9만명 넘게 큰 폭 감소하며 헌혈 수급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헌혈의 중심축이었던 젊은층 헌혈 숫자가 급감한 것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저출산 여파 때문이라는 것이 대한적십자사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팀이 전세계 혈액 수요와 공급의 격차를 추정하는 분석을 통해 “조사한 195개국 중 119개국에서 혈액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국가별로 ‘1000명당 10~20명의 헌혈 기증’을 권장하고 있지만 연구팀은 국가에 따라 혈액 수요가 다르며 그동안 필요한 혈액의 양이 과소평가돼 왔다고 지적했다.

의학저널 란셋 (The Lancet)에 게재된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팀 논문
의학저널 란셋 (The Lancet)에 게재된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팀 논문

연구팀은 2011년~2013년의 기간 동안 WHO 헌혈 관련 데이터를 사용해 각국의 수혈용 혈액 및 혈액 제제 제공량을 추정했다. 또 2017년 세계적 질병부담 연구 데이터를 이용해 각국에서 발생하는 질병 치료에 필요한 혈액 양을 산출하고, 헌혈로 모아진 혈액 공급량과 수요의 격차를 조사했다. 

그 결과, 헌혈 200ml를 1단위로 했을 때 전세계 총 혈액 공급량은 2억 7200만 단위인데 반해, 2017년 혈액 수요는 3억 300만 단위에 달했다. 전 세계적으로 약 3000만 단위의 혈액이 부족한 상황으로, 국가별로는 195개국 중 119개국에서 혈액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출처:Unsplash)
(출처:Unsplash)

특히 아프리카·오세아니아·동남아시아 등 중저소득 국가의 혈액 부족이 현저했다. 혈액 부족이 지적된 119개국에서 무려 1억 단위 이상의 혈액이 부족했으며, 이는 10만 명 당 약 1849 단위 부족에 달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비율로 살펴보면 아프리카 남수단의 혈액 공급량은 세계에서 가장 적은 10만 명 당 불과 46 단위지만 필요한 혈액량은 약 75배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도 역시 혈액 수요가 공급을 400% 상회하며  4100만 단위 혈액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소아국립병원의 메건 델라니(Meghan Delaney) 박사는  "저소득 국가와 중소득 국가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면 수혈의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재정적·구조적인 지원이 없다면 혈액 수요와 공급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 대학에서 혈액 연구를 하고 있으며, 이번 연구에 참여한 크리스티나 피츠모리스(Christina Fitzmaurice)는 "헌혈에 관한 다른 연구들은 HIV를 비롯한 감염 위험 등 안전성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우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어느 국가에서 심각한 혈액 부족이 발생하고 있는지, 어떤 정부가 헌혈량과 수혈 서비스 확대, 대체 수단 제공 등의 노력을 해나가야 하는지 파악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