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권 간 칸막이가 허물어지는 가운데 증권과 은행 점포를 결합한 복합점포 개설에 금융사들이 속속 참여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투자증권을 농협금융지주에 내줘야 했던 KB금융지주는 복합점포 설립과 관련해 KB금융 계열사인 KB투자증권의 지점을 확대해 국민은행 PB점포와 결합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현재 KB투자증권 지점은 총 10개로 국민은행 내에 입점해 있다. 리테일 부분이 취약해 결합점포(BIB) 형태로 운영 중이며 인력 수나 인프라 측면에서 은행에 비해 소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형 증권사 인수를 통해 증권부분 비중을 늘리려던 계획이 우리투자증권 인수 실패로 무산됨에 따라 KB투자증권의 자본금 및 지점수를 늘리는 방안이 함께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자회사 경영계획은 통상 연말께 수립되나 올해는 회장 선임 및 계열사 사장단 인사 등으로 경영계획 수립이 다소 늦어지고 있다. KB금융은 조만간 KB투자증권에 대한 경영계획과 더불어 LIG투자증권 인수 이후 처리 방안에 대한 결론을 낼 전망이다. 증권업황이 불투명해 자본금 증자 여부는 불투명하나 비용이 적게 드는 복합점포 방식의 점포수 확대는 확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KB투자증권의 리테일 전산망이나 자산관리 역량 부족 등으로 복합점포를 대폭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 매각으로 현재 자회로는 우리은행만 남은 상황이다. 이에 우리은행은 늦어도 이번달 안으로 삼성증권과 증권 상품 판매의 범위, 시기, 형태 등에 대한 세부 계획을 마련하고 전략적 제휴를 맺을 계획이다.



하지만 복합점포 설립 여부는 불확실하다. 은행과 증권은 PB시장을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우리은행의 예금과 고객이 삼성증권으로 빼앗길 우려가 큰 만큼 우리은행으로서는 고객 정보가 공유되는 복합점포 운영을 섣불리 결정하기 쉽지 않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삼성증권과 제휴를 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은 맞지만 복합점포 운영을 포함해 범위나 형태에 대한 결론은 아직 못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투자증권을 품에 안은 NH농협은행은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복합점포 1호점을 선보이며 시장 선점을 위해 맹공을 펼치고 있다. NH농협금융은 지난 5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빌딩에 복합점포 ‘NH농협금융플러스 센터'를 설립했다. 금융규제개혁 시행 이후 첫 개설된 이 복합점포에는 NH농협은행 직원 8명과 NH투자증권 직원 55명 등 총 63명이 상주하면서 은행·증권에 관한 투자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은행·증권업무를 함께 볼 수 있는 결합점포 7곳을 개설한 하나금융 역시 올해 복합점포 6곳을 추가로 신설할 예정이다. 은행과 금융투자를 결합한 결합점포 25곳을 운영하고 있는 신한금융그룹도 최근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복합점포 활성화 방안 찾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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