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오리건주립대학 연구팀, 고양이-주인 유대감 실험
고양이 애착비율이 개 보다 3~5% 높은 것으로 드러나

(출처:pexels.com)
(출처:pexels.com)

[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 고양이가 주인에게 갖는 유대감이 사람이 부모-자식 간에 느끼는 애착만큼이나 강하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고양이가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고 독립심이 강해 주인에게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그간의 일반적인 통념이 깨진 것.

미국 오리건 주립대학 연구팀은 고양이의 행동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해 고양이와 인간의 관계를 규명했다. 고양이가 주인과 강한 유대를 형성한다고 주장한 해당 논문은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연구팀은 생후 3~8개월의 새끼고양이 70마리와 1살 이상 고양이 38마리를 대상으로 ‘마음의 안전기지(A Secure Base)'라는 실험을 실시했다.

마음의 안전기지란 발달심리학자이자 애착이론가인 메리 에인스워스(Mary D. Ainsworth)가 제창한 이론으로 "아이는 부모와의 신뢰 관계로 생긴 ‘마음의 안전기지’를 바탕으로 외부세계를 탐색할 수 있으며 돌아왔을 때 즐겁게 맞아준다고 확신하며 귀환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실험방법은 낯선 방에 고양이와 주인을 보낸 후 6분간 모습을 지켜보는 것. 실험은 2분씩 3단계로 이루어지며 연구팀은 각 단계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했다.

1단계는 고양이와 주인이 낯선 방에서 2분간 시간을 보낸다. 2단계는 주인만 퇴장해 고양이만 있게 하고 3단계는 다시 주인이 방에 들어와 2분을 보낸다. 연구팀은 고양이의 애착 유형을 영국 심리학자 존 볼비(John Bowlby)의 애착 이론을 바탕으로 안정형(secure)과 불안정형(ambivalent/avoidant)으로 구분했다. 

다음 동영상을 통해 실험의 대략적 모습을 파악할 수 있다.

그 결과 실험에 참가한 1살 이상 고양이 38마리 중 65.8%, 70마리의 새끼 고양이 중 64.3%는 주인과의 안정적인 애착 행동을 보이며 스트레스를 덜 받는 안정형(secure) 징후를 보였다.

안정형의 경우 주인이 퇴실하면 불안하게 주인이 나가버린 문을 바라본다. 그러나 주인이 돌아와 테이프로 만들어진 원형에 앉으면 반복적으로 주인과 접촉하면서 주인이 앉아있는 곳을 중심으로 방안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이는 안정형 고양이들에게 주인은 '마음의 안전기지'이자, 마치 자녀에게 부모와 같은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불안정형은 주인이 방에 다시 돌아와도 피하거나 입술을 핥는 등의 스트레스 징후를 보였다. 

美오리건주립대학 연구팀 실험
美오리건주립대학 연구팀 실험

이는 고양이도 어릴 때부터 사람이나 개와 유사한 애착 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흥미롭게도 애착행동 비율은 어린이가 65%, 반려견은 61% 정도다. 따라서 고양이와 주인의 유대감은 개와 아이들처럼 강력하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18년 59마리의 반려견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안정형’은 61%였으며 불안정형’은 39%였다. 

애묘인들에게는 그다지 놀랍지 않을 수 있지만, 이번 연구는 고양이들이 알려진 이미지만큼 독립적이지도 냉담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처: flickr.com)
(출처: flickr.com)

논문 수석 저자인 크리스틴 비탈레(Kristyn Vitale) 박사는 "인간과 고양이의 유대감의 깊이를 우리는 그동안 과소평가 해왔다. 반려묘도 인간과의 애착에서 반려견처럼 사회적 유연성을 발휘하며, 고양이 중 대다수는 새로운 환경에서 주인에게 의지해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