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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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사람은 생을 마감한 뒤 일정한 지나면 근육이 굳는 ‘사후경직’을 시작한다. 근육을 움직이는 기능 자체가 멈추기 때문에 사후에는 당연히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여겨져 왔다.  

그러나 호주의 '시체 농장'에서 사후 시간 경과를 동영상으로 촬영한 연구자가 "사람의 시체는 사후 1년 이상 계속 움직인다"는 의외의 사실을 발견했다. 

호주와 미국에서는 일명 '시체 농장'으로 불리는 연구시설이 존재한다. 연구자들은 기증된 시체를 이용해 다양한 환경에서 시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부검 및 감식의 조사 정확도 향상에 기여해 경찰 수사에 도움을 주고 있다.  

호주 센트럴 퀸즐랜드 대학(University College of Central Queensland)에서 의학을 연구하고 있는 앨리슨 윌슨(Alyson Wilson) 교수는 호주 시체 농장에서 17개월 동안 30분 간격으로 시체를 촬영, 시간 경과를 동영상으로 제작했다. 그 결과, 시체가 계속 움직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윌슨 교수는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단계에서는 시체가 어느 정도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무려 17개월간 움직임이 계속되는 것에 놀랐다"며 "특히 시체의 팔이 현저히 움직였다. 당초 몸 옆에 붙어있던 팔은 점차 양쪽으로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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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가 진행된 시체농장은 시드니 교외에 있다. 기존 연구를 통해 시드니 기후에서는 시체가 부패보다는 '미이라화(mummification)' 경향이 보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금까지 미이라 시체는 선선한 가을이나 겨울에 사망한 경우에 나타난다고 여겨졌으나 더운 여름에 방치된 시체도 가을~겨울에 사망한 시체처럼 미이라화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윌슨 교수는 시체 팔이 장기간 움직이는 이유에 대해 “미이라화된 시체는 인대가 건조해져 수축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살인 사건과 같은 범죄 과학 수사 해결에 있어 시체 부패와 관련된 다각도의 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피해자의 사망 시간과 장소 등을 파악하는 기준이 될 수 있고, 피해자가 살해당한 시간과 당시 주변 환경 등은 범인을 추정하는 데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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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범죄학자이자 뉴캐슬 대학 교수인 잰시 말렛(Xanthe Mallett)은 이번 연구결과가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다른 동물이나 사람이 움직이지 않는 한 시체는 사망한 위치에서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고 여겨졌다. 죽은 후에도 1년 이상 시체가 움직인다는 새로운 발견은 범죄수사에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는 동시에 매우 중요한 발견”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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