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iStock)
(출처:iStock)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암과 악성 종양을 발견하는 의료 기술은 최근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으며, 유방암·폐암·뇌종양의 경우 이미 숙련된 의사보다 높은 정밀도로 검출하고 있다.

췌장에 생기는 종양에 초점을 맞춘 연구에서 AI로 분석했다면 수술 환자의 60%가 불필요한 수술을 피할 수 있었을 가능성이 보고돼 학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자매 학술지 '과학 중개 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게재됐다.  

국제학술지 '과학 중개 의학'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국제학술지 '과학 중개 의학'에 게재된 연구팀 논문

췌장낭종은 췌장에 물혹 같은 낭종이 발생하는 증상으로 대부분 양성이지만 극히 일부는 악성으로 진행된다. 일단 췌장암으로 발전하면 암 가운데 예후가 가장 나쁘고 사망률은 90%대에 달한다. 

미국에서는 60대의 약 4%, 70대의 8%가 췌장낭종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양성 췌장낭종과 전암상태(precancerous conditions)를 구별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오진으로  불필요한 적출 수술을 받는 사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췌장낭종 진단의 어려움은 오랫동안 의사들의 큰 골칫거리였다.  

췌장에 발생한 암 이미지
췌장에 발생한 암 이미지

존스홉킨스 대학 시드니 킴멜 종합 암센터의 시메온 스프링어(Simeon Springer) 연구팀은 췌장낭종 적출 수술을 받은 환자 436명의 데이터를 수집해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 방식으로  인공지능(AI) ‘컴프시스트(CompCyst)’를 훈련시켰다.

구체적으로 머신러닝 알고리즘 ‘MOCA’를 활용해 DNA 돌연변이·염색체 변화·낭종 단백질 분석·이미지 테스트 등의 정보 분석 방법을 학습시켰다.
  
이후 AI 진단법 컴프시스트로 또 다른 췌장낭종 환자 426명을 ▲퇴원해야하는 환자(양성) ▲경과 관찰이 필요한 환자 ▲수술해야 하는 환자의 3단계로 분류했다.

표준 진단법(standard-of-care)에서는 퇴원(양성) 환자 진단 정확도가 18.9%에 불과했지만 컴프시스트는 60.4%에 달했다. 또 경과 관찰이 필요한 환자는 34.3%에서 48.6%로, 수술해야하는 환자는 88.8%에서 90.8%로 진단 정확성이 향상됐다.

출처: 존스홉킨스 대학 시드니 킴멜 종합 암센터 연구팀 논문
출처: 존스홉킨스 대학 시드니 킴멜 종합 암센터 연구팀 논문

스프링어 교수는 "컴프시스트로 분석했다면 수술 환자의 절반 이상이 불필요한 수술을 피했을 것"이라며 향후 임상 적용 가능성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이번 연구에 사용된 학습 데이터는 실제 수술 사례를 통해 확보된 것이며 대상이 된 췌장낭종은 평소보다 특수한 사례이다. 연구팀은 “컴프시스트는 향후 보완 작업이 필요하며, 현재로서는 표준 선별 검사의 대체가 아닌, 기존 진단법의 보완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출처:pexels.com)
(출처:pexels.com)

암 유전학의 권위자이자 논문 공동 저자인 ‘베르트 보겔슈타인(Bert Vogelstein)’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머신러닝을 이용한 임상 판단은 췌장낭종 이외에도 많은 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라며 "AI 진료가 새로운 의료시대를 열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