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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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정태섭 기자] 1928년 페니실린 발견 이후 개발되기 시작된 항생제는 현대의학을 크게 발전시켰다. 그러나 최근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 즉, '슈퍼버그'(Superbug)가 탄생하면서 수많은 의학 연구자들이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프랑스 렌 제1대학교 연구팀은 많은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에 유효하고, 세균이 새롭게 내성을 가질 수 없는 화합물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논문은 과학저널 '플로스 바이올로지(PLoS Biology)'에 게재됐다. 

플로스 바이올로지(PLOS Biology)에 발표된 연구팀 논문

슈퍼버그의 등장은 인간에게 큰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유럽에서 슈퍼버그에 감염돼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매년 3만3천명에 달한다는 보고서가 발표돼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현재 많은 연구자들이 슈퍼버그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으며, 그동안 여러 항생제의 혼합으로 효과를 높이는 연구 등이 진행돼 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감염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의 70%가 이미 대중적인 항생제 한 종류 이상에 내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시장에 출시된 몇 가지 새로운 항생제도 기존 항생제에서 파생된 것이므로 세균이 내성을 가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따라서 새로운 유형의 항생제 개발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항생제는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치료 수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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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 제1대학교 연구팀은 2011년 식중독이나 폐렴 등의 감염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이 만드는 독소가 다른 박테리아를 죽이는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황색포도상구균 작용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그 결과 ‘독성’과 ‘항생물질 역할’의 두 성질을 가진 분자를 특정했다. 

연구팀의 브라이스 펠던(Brice Felden)은 "황색포도상구균이 만드는 분자가 가진 독성과 항생물질 특성을 분리한다면 독성이 없는 새로운 항생제가 탄생할 것이라고 믿었다. 우리는 이 과제에 도전했다"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화학자인 미셸 버디 플록(Michèle Baudy-Floc’h)이 이끄는 팀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박테리아가 가진 천연 펩타이드를 모방해 항생물질 특성은 유지한 채 독성을 제거한 약 20종의 합성화합물을 만들어냈다. 

(출처: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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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를 이용한 실험 결과, 20종의 화합물 가운데 2종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황색포도상구균과 녹농균에 유효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또 새로 개발된 2종의 화합물은 동물과 인간 세포에 대한 독성이 관찰되지 않았고, 필요한 양의 10배~50배를 투여해도 독성은 없었다.  

주목할 사실은 동물 체내에서 며칠간 새로운 화합물에 노출된 세균이 내성을 만드는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 시험관 및 생체 내에서 내성 획득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했지만 세균은 화합물에 대한 내성을 갖지 못했다. 단, 이번 연구는 실험기간이 최대 15일이라는 짧은 기간이라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연구팀은 “우리의 화합물이 슈퍼버그가 생기지 않는 새로운 항생제의 유력한 후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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