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살충제 내성(耐性) 키워 번식

(출처: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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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해충이 많아지는 더운 계절을 맞이한 요즘 각종 해충에 치명타를 줄 수 있는 살충제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해충은 바로 바퀴벌레다.

이런 가운데 바퀴벌레가 세대교체 과정에서 살충제에 대한 내성을 빠르게 키워나가고 있어 더 이상 막을 수 없을 정도라는 최신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된 퍼듀대 연구팀 논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된 퍼듀대 연구팀 논문

연구를 진행한 것은 미국 퍼듀대에서 곤충학 연구를 하고 있는 마이클 E 샤프(Michael E. Scharf) 박사 연구팀이다. 해당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와 일리노이주 댄빌에 위치한 아파트 저층에서 독일바퀴벌레(German cockroach)를 대상으로 6개월 동안 다양한 살충제에 대한 내성을 실험했다.  

독일바퀴벌레(German cockroach)의 특징
독일바퀴벌레(German cockroach)의 특징

우선 포획한 바퀴벌레가 낮은 저항성을 보이는 유효 성분을 조사했다. 이후 ▲마크로라이드(macrolide) 계열 아바멕틴 ▲붕산 ▲네오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 계열 티아메톡삼 등 세 가지 살충제를 준비했다. 실험에서는 단일·혼합·교대의 3가지 방법으로 살충제를 사용하며 변화를 관찰했다. 

실험결과, 치명적인 살충제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개체군에서 바퀴벌레 수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살충제가 효과가 있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체수가 감소해야한다. 하지만 살아남은 개체가 살충제에 대한 내성을 키워 다음 세대로 번식하면서 사실상 살충제의 바퀴벌레 제거 효과는 없었다는 결론을 얻었다.  

바퀴벌레 종류 (출처: 미국 국립보건원)
바퀴벌레 종류 (출처: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팀은 “바퀴벌레는 교차내성(cross tolerance)에 의해 처음 접하는 살충제에 대한 내성까지 가지고 있으며, 1세대만 지나면 내성이 6배 향상된다”며 “살충제를 혼합해 사용한 경우는 오히려 개체 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출처:pexels.com)
(출처:pexels.com)

한편, 이번 실험에서는 살충제 미사용 대조군이 없어 개체수 증감에 계절적·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없다. 또 바퀴벌레가 어떻게 살충제 내성을 키워 진화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확실한 것은 바퀴벌레는 살충제 내성이 강한 쪽으로 날로 진화하고 있으며, 바퀴벌레의 습격에 살충제만으로는 더 이상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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