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뇌가 거의 없어도 살 수 있을까?
사람은 뇌가 거의 없어도 살 수 있을까?
  • 김정은 기자
  • 승인 2019.06.05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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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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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최근 연구에 의해 위장(胃腸)이 생각과 감정을 주관하는 ‘제2의 뇌'로 주목받고 있으며, 세계적인 뇌 석학 안토니오 다마지오(Antonio Damasio) 교수는 "뇌는 육체를 ’지배‘하는 것이 아닌 ’조정‘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큼 뇌가 중요하지 않다는 지적이 종종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심지어 뇌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공무원이자 평범한 가장으로 생활한 남성과 수학을 전공한 대학생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2007년 프랑스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던 당시 44세 남성이 다리에 가벼운 마비를 느껴 병원을 찾았다. 의사가 남성의 뇌를 정밀 조사한 결과 두개골이 체액에 침식돼 정상적인 뇌 조직은 일반인과 비교해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당시 그를 담당했던 의사는 환자의 뇌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다음 이미지가 실제 검사 결과로 검은색으로 비치는 체액이 뇌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프랑스남성의 실제 뇌 정밀검사 사진(CT·MRI)
프랑스남성의 실제 뇌 정밀검사 사진(CT·MRI)

건강한 사람이라도 두개골 내부가 뇌 세포로만 가득한 것은 아니며, 뇌 속에는 투명한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으로 채워진 부분이 존재한다. 검사 결과 남성의 뇌실이 너무 부풀어 뇌 조직을 강하게 압박해 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당시 의학 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게재된 프랑스 남성 관련 논문
2007년 당시 의학 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게재된 프랑스 남성 관련 논문

사실 이 남성은 생후 6개월 무렵 뇌수종 진단을 받고 뇌척수액 제거를 위해 션트(shunt, 수술 시 혈액이나 체액이 흐를 수 있도록 체내에 끼워 넣은 작은 관) 수술을 했다. 션트는 14살 무렵 제거했지만 이후에도 뇌는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아 44세 무렵에는 정상적인 뇌 조직은 두개골 안쪽에 얇은 부분 밖에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다리에 가벼운 마비가 생긴 것을 제외하고는 극히 평범한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IQ 테스트 결과는 75로 평균 보다 낮은 편이었지만 회사와 일상생활에 별다른 지장은 없었으며 장애 진단도 받지 않았다. 남성의 다리 마비는 션트 재수술로 회복됐고 이후 무사히 퇴원했다.

유사한 사례는 이 밖에도 존재한다. 영국 세필드 대학 소아과 의사인 존 로버는 1980년에 뇌가 수 mm 두께 밖에 없는 IQ126의 수학전공 대학생 사례를 보고했다.

(출처: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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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뇌수종 연구 최고 권위자였던 로버 박사는 학생의 머리가 지나치게 큰 것을 보고 뇌수종 가능성을 의심해 뇌를 스캔했다. 검사 결과 놀랍게도 일반인이라면 뇌 조직이 있어야할 부분에 수mm 남짓의 막만 존재했던 것.

1980년 당시는 CT 검사 정확도가 높지 않아 ‘뇌 두께가 몇 mm 밖에 남지 않았다’는 의학적 소견에 의문을 제기하는 견해도 있지만 뇌 손상에도 불구하고 높은 지능을 유지한 사례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뇌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평범한 생활이 가능한 것일까?

(출처:pxhere.com)

전문가들은 뇌의 일정 부위가 다른 부위의 기능을 대신하면서 지극히 작은 뇌를 갖고 있음에도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미 국립인간게놈연구소(NHGR)의 막스 뭰케(Max Muenke) 박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뇌의 변형이 수십 년 단위로 천천히 진행되면 뇌는 잃어버린 부분의 역할을 다른 부분에서 대체하는 방법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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