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차원의 온실가스 저감 활동...이미 때 늦어

[데일리포스트=황선영 기자] “덥죠. 아직 봄인데 선풍기 없이 밥을 못 먹겠고 잠도 못자겠어요. 조금만 움직여도 목덜미에 끈적한 땀이 배어 나옵니다. 이제 5월 중순인데 왜 이렇게 더운지. 벌써부터 이렇게 더운데 올해 여름은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직장인 윤재원씨)

지난 24일 절기상으로 보면 아직 봄이지만 기상청은 때 아닌 ‘폭염 특보’를 발효했다. 서울을 비롯한 경기도와 강원도, 경상도, 그리고 전남 일부 지역의 낮 기온이 무려 33도를 웃도를 기형적인 현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한 곳과 올해 들어 최고기온을 기록한 곳도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지난 24일 경기도 이천의 낮 기온 온도가 33.7도를 기록하며 최대치를 찍었다.

뒤를 이어 ▲제천 33.6도 ▲제주 33.1도 ▲철원 32.5도 ▲서울 33.2도 ▲수원 32.6도 등을 기록하면서 아직 봄의 기운이 가시지 않은 5월의 기온을 뜨겁게 달궜다. 이처럼 때 이른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기상청은 폭염특보를 발효했다.

노경숙 기후변화 감시과 사무관은 “며칠째 30도 안팎의 기온이 지속되고 있는 현상은 불규칙한 기후에 따른 변화 때문이며 이 같은 원인은 도심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 농도에 따른 원인도 한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사무관은 “이날 기록적인 낮 기온 상승 현상은 지난 2008년 6월 폭염특보 제도가 시행된 이후 가장 빠른 기록이며 지난해 동월 동일(24.도) 대비 약 10도를 웃도는 기온이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이상기온 현상 지구온난화 무관하지 않다”

최근 지구 평균기온이 19세기 말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후과학 통계에 따르면 지구의 온난화 현상은 약 0.3~0.6도 정도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속한 동아시아 지역의 기온이 지구평균 보다 다소 크게 온난화 되고 있다. 실제로 동아시아 및 한반도의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은 다양한 연구결과에서 밝혀지고 있다.

이명인 서울대학교 대기과학과 교수는 “지난 30년간 한반도 14개 기상대의 기온증가율을 산출한 결과 기온증가 추세가 지역별 차이를 나타내면서도 서울이 가장 높은 이상기온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 출처=AccuWeather 제공 / 데일리포스트 재구성
자료 출처=AccuWeather 제공 / 데일리포스트 재구성

이 교수는 또 “관측된 기온증가 현상에는 지구온난화와 동반돼 나타나는 한반도의 온난화 현상 외에도 관측점에서 도시화로 인한 국지적인 기온 상승 경향도 내포돼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상기온 현상은 평균기온의 변화에 따라 인류와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온은 폭염과 집중호우 증가, 그리고 해수면 상승이라는 극한기후 현상을 동시 직면케 한다.

그렇다면 뜨겁게 달궈진 지구의 온도를 내릴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산업화와 도시화의 열기, 그리고 인간이 내포하는 뜨거운 온실가스는 한반도 뿐 아니라 전 세계의 공통된 해결과제다.

한반도 전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지구온난화 현상, 지구온난화를 부채질하고 나선 온실가스 배출이 저감되지 않는 이상 살인적인 폭염의 고통에서 해소되기는 쉽지 않은 전망이다.

데이터 출처=AccuWeather 제공
데이터 출처=AccuWeather 제공

환경단체 이동훈 활동가는 “우리가 주목해야할 점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온 상승뿐 아니라 점점 늘어나고 거세지고 있는 태풍 역시 주목해야 한다.”면서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는 여름철 불규칙한 기상 악화와 태풍의 발생 수를 늘리고 최대 풍속의 강한 태풍 현상에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태풍의 세기가 강해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폭염의 고통을 느끼는 것 이상 경제와 사회 폐해를 입히는 만큼 더욱 강해지고 있는 태풍의 원인 역시 산업화와 도시화의 온실가스 악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구온난화 현상을 줄이기 위한 해답은 역시 ‘온실가스’ 저감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리기 1년 전인 1987년 유럽 등 주요국가에서는 세계기상회의(IPCC)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산업화와 인간 활동 등이 불규칙한 기후변화의 원인이 됐다고 인정했다.

데이터 출처=AccuWeather 제공
데이터 출처=AccuWeather 제공

현재 IPCC는 최악의 경우 CO2(이산화탄소)농도 970ppm, 지구평균 기온은 6.4도, 해수면은 59cm 상승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반대로 IPCC가 전망하는 기후변화가 우려할 만큼은 아니더라도 CO2 농도는 550ppm, 지구의 평균 기온은 1.1도, 해수면 18cm 상승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환경에너지 연구소 최용택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 현상에 대해 많은 고민과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지만 균형이 깨진 기후변화를 정상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인간의 뒤늦은 노력으로 지구온난화 속도를 늦출 뿐 되돌리기는 힘들다.”고 직설했다.

기후변화의 가장 큰 요인은 여러 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의 변화와 화산활동 등 자연적인 변화에서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국제적인 이슈가 되고 우리나라가 지난 2013년부터 온실가스 감축 의무국가로 지정되면서 기후변화 및 탄소 배출 감축에 나서고 있다.

한국환경졍책 평가연구원은 “온실가스를 효율적으로 감축하기 위해 각 분야의 개별적인 목표설정 및 추진보다 경제구조와 사회 시스템 등 보다 큰 차원의 체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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