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메탄가스 실존 가능성 희박”...생명체 근거 이대로 사라지나?
메탄 존재 여부 놓고 과학계 논쟁 가열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화성에 존재하는 생명체의 흔적 ‘메탄가스’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새로운 논문이 발표된 가운데 그 의미에 대한 논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ESA(유럽항공우주국) 화성탐사선 '마즈 익스프레스(Mars Express)'가 가스추적궤도선 TGO(Trace Gas Orbiter)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논문이 4월 10일(현지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해당 논문은 유럽의 벨기에 왕립 우주고층물리연구소(BIRA-IASB)·미국화학회(ACS)·러시아우주연구소(IKI)·러시아과학원(RAS) 등 공동연구팀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화성 궤도에서 메탄 성분을 거의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TGO가 수집한 화성의 메탄가스. 기존 데이터 대비 10-100배 낮은 수준(출처:ESA)
TGO가 수집한 화성의 메탄가스/검출량: 0.05ppbv(출처:ESA)

TGO의 대기 관련 장비를 담당하는 러시아 우주과학연구소 소속 올레그 코레베르(Oleg Korablev) 연구원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치밀한 분석을 통해 메탄가스를 찾았지만, 화성 규모에서 존재한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의 미량밖에 검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화성의 메탄가스는 ESA 화성탐사선 '마즈 익스프레스'와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화성탐사 로봇 '큐리오시티(Curiosity)', 그리고 지구상의 수많은 망원경에 의해 여러 차례 관찰됐지만 양은 각기 달랐다.

미량 가스는 일반적으로 대기의 1% 이하로 ppbv(Parts Per Billion by Volume, 10억분의 1) 단위로 나타낸다. 지구의 메탄가스는 약 1800ppbv인데, 이는 대기 중에 존재하는 10억 개의 분자 가운데 1800개가 메탄가스라는 의미다. 

2014년 화성의 메탄가스를 발견한 마즈 익스프레스는 10ppbv, 지상의 망원경은 0~45ppbv를 관찰했다. 2012년부터 화성을 탐사중인 큐리오시티는 0.2~0.7ppbv를 발견했다. 수치는 계절에 따라 차이가 있어 크게 오르는 경우도 있다.

NASA의 화성탐사 로봇 '큐리오시티'가 2013년 메탄을 처음으로 탐지했음
NASA의 화성탐사 로봇 '큐리오시티'가 2013년 메탄을 처음으로 탐지

가장 상세한 분석을 진행했다고 주장하는 TGO의 검출량은 0.05ppbv로 다른 검출 값의 10분의 1에서 10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기존 검색 결과가 잘못됐거나 혹은 메탄가스가 어떤 이유에서 화성에서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는 의미다.

코레베르 연구원은 "TGO의 정밀 검출 결과는 기존의 검출 값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지금까지 검출 된 수치에서 급격히 감소한 이유를 규명하기 위해 우리는 화성 지표면 근처에서 메탄가스가 소멸된 원인을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

학계는 여전히 화성에 생명체가 살았는지 혹은 현재도 살고 있는지 확답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 그간 화성의 메탄가스를 확인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져왔다. 지구에서는 메탄가스 대부분이 생체 내 작용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즉 메탄가스가 존재한다면 생명체도 존재할 가능성이 높으며, 생명체의 직접적 증거가 아니라 하더라도 메탄이 일부 미생물의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TGO 과학자인 하칸 스베뎀(Håkan Svedhem)은 "화성의 메탄가스 존재와 발생 원인이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메탄가스가 어디로 가고 있고 얼마나 빠르게 사라지는지를 규명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TGO를 화성에 보내 최고의 장비를 활용해 대기를 분석중이다. 화성이 지질학적·생물학적으로 얼마나 활동적인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NASA측은 “화성 상공의 궤도를 도는 TGO보다 분화구(Gale Crater)를 조사 중인 탐사로봇 ‘큐리오시티’의 데이터가 정확하다”며 즉각 반박하는 입장을 발표, 화성의 메탄 존재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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