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우주 탐사에 인류의 목표가 높은 만큼 수 없이 많은 시행착오와 희생도 동반해야 했습니다. 이처럼 성공과 실패의 반복은 우주항공기술을 발전시켰고 결국 우리나라의 첫 우주 발사체 나로호와 미국의 민간우주항공 스페이스X 탄생의 원동력이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주항공연구원 김재학 박사)

지구를 벗어난 아폴로 8호는 짧게는 159km, 길게는 165km 떨어진 상공에서 우주비행사 프랭크 보먼과 짐 러벨, 그리고 빌 앤더스는 그 순간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을까?

인류의 첫 유인 탐사선의 주인공으로 미지의 세계에 첫 발을 내딛는 기대감과 함께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공포감을 애써 감추며 우주 개척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겠다는 신념으로 버텼을 것으로 짐작된다.

지금으로부터 50년 전 그러니까 정확하게 말하면 1968년이다. 당시 미국 사회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와 베트남 전쟁 반대 운동시위가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사진설명=1968년 달 탐사에 나선 아폴로 8호 (이미지 출처=나사 홈페이지)
사진설명=1968년 달 탐사에 나선 아폴로 8호 (이미지 출처=나사 홈페이지)

설상가상 프랭크 보먼 일행이 탑승한 아폴로 8호의 달 탐사 프로젝트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에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이처럼 혼탁한 정국을 뒤로 한 채 아폴로 8호는 인류 최초의 유인 달 탐사에 나섰다. 인류의 우주 개척을 위한 노력은 이후에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당시 미국과 냉전을 유지하고 있던 러시아(구 소련)는 미국에 앞서 1960년 유리 가가린을 앞세운 우주선 보스토크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시대를 거듭하면서 이제 지구 밖 대기권은 전 세계에서 쏘아 올린 무인 우주선(인공위성)들로 가득하다. 심지어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의 숫자를 능가하고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류는 오래 전 대기권 밖을 벗어나면서 전 세계 이목을 끌어모았던 우주발사체의 성공이 아닌 더 많은 행성과 더 먼 태양계의 감춰진 우주 곳곳을 탐사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설명=1960년 소련의 유인 우주선 '보스토크호'(출처=더 사이언스)

그만큼 우주 탐사에 대한 인류의 거대한 꿈은 과거 50년 전 달 탐사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우주 개척의 종지부를 마련하기 위한 고도화된 우주항공 기술의 최정점에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주항공 기술 연구센터 박승호 연구원은 “러시아의 유인 탐사선 보스토크호를 비롯해 미국의 아폴로 8호의 성공은 현대 우주 과학기술의 원동력이 됐고 국가적 차원의 우주 탐사에서 머물지 않고 민간 우주항공 시대 개막의 초석이 됐다.”고 강조했다.

테슬라 스페이스X 민간 우주항공 시대 개막

현재 우주 선진화를 자처하고 있는 국가들은 인류를 우주로 보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앞서 최로의 달 탐사에 성공한 미국 등 우주선진국들은 달에 이어 화성에 발자취를 남기기 위한 현지 분석과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 국가는 지구에서 가까운 행성이면서 극지방에 얼어붙은 물을 발견하고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유인 탐사선을 통한 관찰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1960년 러시아 유인 우주 탐사선 보스토크호 이후 인류는 지금까지 40대 이상의 무인 우주선과 로봇을 우주 한복판에 날려 보냈다. 과거 NASA(미국 항공우주국)와 같은 정부 차원의 우주 개발은 이제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이른바 ‘민간항공우주 시대’를 개막하고 있다.

현재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통해 유인 우주선을 발사할 발판 마련에 나선 국가는 미국과 유럽, 러시아, 중국, 인도, 네덜란드 등이며 여기에 그동안 우주 탐사 약체국으로 분류됐던 우리나라 역시 지난 2013년 국내 기술로 제작한 첫 우주 발사체 ‘나로호’를 통해 점진적인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사진설명=앨런머스크(박스 사진), 스페이스X의 ITS 시스템
사진설명=앨런머스크(박스 사진), 스페이스X의 ITS 시스템

관건은 유수의 우주 개발에 나선 국가들 가운데 민간 우주탐사 우위를 누가 차지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우주 관련 전문가들은 그동안 민간 기업 차원에서 우주 탐사를 위해 막대한 투자와 연구를 지속해온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지목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선봉에 선 자율주행차 선두주자 테슬라의 앨론 머스크가 운영하고 있는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행성 간 이동 시스템’은 승객 100명과 화물 100톤 규모를 수송할 수 있는 거대 시스템이다.

앨론 머스크는 ITS(행성 간 이동 시스템) 개발 초기 당시 “이 시스템은 시속 3560km의 속도로 지구에서 출발해 화성까지 도달하는 데 약 3개월이 걸리며 화성에 도달하면 영화처럼 우주선에 탑승한 채 그대로 화성에 착륙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머스크의 이 같은 주장에 황당함을 표현하며 불가능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부정적인 시각처럼 스페이스X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난다 하더라도 머스크의 화성프로젝트는 인류가 꿈꾸는 미래 시대 민간 우주항공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로 기록되고 있다.

국내 기술 우주 발사체 ‘나로호’ 성공…우주 탐사 시대 ‘편승’

우주 선진국들의 화성 탐사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민간 우주항공의 교두보를 마련한 앨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미래 우주 산업에 신선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

사진설명=지난 2013년 궤도 진입에 성공한 우주 발사체 '나로호'
사진설명=지난 2013년 궤도 진입에 성공한 우주 발사체 '나로호'

특히 그간 우주산업 약체로 주목받지 못했던 우리나라 역시 지난 2013년 1월 국내 최초로 우주발사체 ‘나로호’를 발사하는데 성공하면서 향후 우주 선진국간 경쟁 대열에 편승하게 됐다.

물론 유인이 아닌 무인 로켓이지만 나로호에 탑재된 과학기술 위성이 성공적으로 분리되고 궤도에 안착해 위성사진을 전달하는데 성공하면서 국내 우주항공 기술의 비전을 엿볼 수 있었다.

자력으로 우주 발사체를 쏘아올린 대한민국은 2013년 1월 스페이스클럽에 11번째로 이름을 올렸고 그 이후 현재까지 ‘누리 호’ 등 우주개발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박 연구원은 “물론 나로호가 성공적으로 궤도에 안착하기까지 두 번의 실패와 10번의 발사 연기 등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나로호 개발 이후 남의 나라 이야기로 국한됐던 우주 탐사에 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탐사선들을 잇따라 쏘아올리는 신호탄이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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