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연구팀, "발작시 특유의 냄새로 뇌전증 발작 징후 구분"

[데일리포스트=최율리아나 기자] 개의 후각은 매우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전문적인 훈련을 받아 세관에서 마약 및 폭발물 탐지견으로 활동하거나 범죄 수사 및 실종자 수색에 협력하는 경찰견으로도 활약한다.  

이런 가운데 일부 개들이 뇌전증에 의한 발작 징후를 냄새로 느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주인이 발작을 일으키려는 순간을 개들이 미리 감지한다는 속설이 이번 실험을 통해 사실로 증명된 것이다.

인간은 평소 땀이나 침을 비롯한 다양한 화합물을 방출하며 나이가 들고 병에 걸리면 신체 상태가 변하는데 이에 따라 방출되는 물체의 조성도 바뀐다. 실제로 개는 폐암에 걸린 사람의 냄새를 구분하고 혈당 변화를 감지해 당뇨병 환자의 발작을 막는 등 예민한 후각을 활용해 다양한 질병 발견에 도움이 돼 왔다.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게재된 프랑스 연구팀 논문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게재된 프랑스 연구팀 논문

프랑스 렌대학교 연구팀은 “5마리의 개를 훈련시킨 결과 다양한 유형의 뇌전증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발작의 냄새’를 구분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3월호에 게재됐다.

실험은 환자 1명 당 ▲발작시 냄새(1개) ▲평상시 냄새(4개) ▲운동중의 냄새(2개)로 구분해 서로 다른 상황에서 채취한 총 7개의 샘플을 준비, 훈련받은 개들이 어떤 샘플을 선택하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총 9회의 테스트 가운데 5마리 중 3마리가 모든 테스트에 합격했고, 나머지 2마리도 적어도 6번은 정확한 샘플을 선택했다. 실험 결과 67~100% 사이의 정확도를 보인 것.  

또 개가 각각의 샘플을 조사한 시간은 아래와 같다. 개는 왼쪽 '발작' 샘플을 훨씬 오랜 시간 조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통해 뇌전증 발작시 환자에게서 고유의 체취와는 무관한 ‘특유의 냄새’가 발생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개들이 후각을 통해 주인의 뇌전증 발작을 예측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출처: 프랑스 렌대학교 연구팀 논문 발췌
출처: 프랑스 렌대학교 연구팀 논문 발췌

연구팀의 아멜리 카탈라 박사는 “다만 개들이 시각적 단서에 반응했는지 행동 및 냄새의 미묘한 변화를 알아차렸는지는 (이번 실험에서) 확인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훈련을 통해 개들이 뇌전증 발작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사전에 경고를 보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가디언 등 외신은 앞으로 뇌전증 환자가 미리 약을 먹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등의 대비가 가능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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